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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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믿음은 어떻게 증오가 되는가?



드디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이제 내가 사랑하는 장르의 계절이다.

사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장르 소설들이 굉장히 강세를 보이는 추세라서 행복한 나날...!

​

최근 장르소설을 찾아보다 보면 복수극이나 사람의 심리를 다룬 소설이 전보다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심리 복수극 쪽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면서 알고리즘을 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복수극이라고 하면 뻔한 소재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책마다 주인공이 복수에 이르게 된 이유나 그 과정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오히려 자주 찾게 된다.

그리고 끝의 끝에서 등장하는 반전이나 스토리 진행 중에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향성을 보는 재미도 있고...

(최근엔 생각보다 많은 작가님들이 진부한 복수극의 클리셰를 벗어나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더 재밌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파우사' 역시 동경하던 사람을 향한 복수극이라는 소개가 흥미로워 선택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동경하는 마음이 얼마나 쉽게 다른 감정으로 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우리는 유명인을 실제로 아는 것도 아니면서 방송이나 기사를 통해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실제 그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 마음속에서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이 믿었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의 배신감과 실망감은 말로 다 하기 힘들고..

(나 역시도 연예인을 오랫동안 좋아하다가 한순간에 달라진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점은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 한순간에 뒤바뀌는 대중의 모습들 역시 굉장히 무섭기 그지없다.. 물론 그런 반응들을 이해는 하지만....

내가 그 입장이라면 상당히 공포스러울 것 같긴 하다 어제까지 자기를 응원했던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등을 돌려버리는..


​사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명관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스스로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끌려가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다가도,

아들의 수술비와 냉정한 현실이 걸려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조건 어리석다고만 할 수도 없었다.

사람은 절박할수록 옳고 그름보다 당장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선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입장이 된다면 안 그럴 거라는 보장이 절대로 없다.


평소 축구를 좋아해서 책 속에서 등장하는 선수, 팬을 둘러싼 분위기가 익숙하게 느껴졌고, 재미있기도 했다.

제목인 ‘파우사’가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상대의 빈틈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전술이라는 점이 복수의 방식과 상당히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파우사라는 단어를 몰랐는데 작가님들은 어떻게 이런 다양한 단어와 내용들을 다 알고 계시는지.. 대단하다고 느낄 지경...)


단순히 통쾌하기만 한 복수극은 아니었고, 동경과 열등감, 욕망이 뒤엉키면서

사람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심리소설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복수가 끝난 뒤에도 후련함보다는 씁쓸한 기분이 남았다....


​동경, 우상, 질투, 대중의 욕망......

내 일상에도 많이 스며든 것들이라 이해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동경과 고마움과 배려가 함께하는 나의 덕질이 조금은 고마운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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