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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75년 -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랜디 레핑웰 지음, 엄성수 옮김 / 잇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포르쉐가 증명한 75년, 명품 그 이상의 가치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선, 인간의 로망을 담는 존재다.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누군가에게는 속도를, 또 누군가에게는 예술작품 같은 디자인을 상징한다.
내가 포르쉐 75년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느낀 건 바로 그 로망이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벅찬 감정이었다.

책은 처음부터 압도적이다. 올컬러의 대형 판형,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강렬한 붉은색 표지는 그 자체로 포르쉐의 심장을 닮아 있다.
표지를 마주하는 순간, 책이 아니라 마치 진짜 차 한 대를 앞에 두고 있는 듯한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밀려온다.
이건 평범한 자동차 서적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단숨에 스쳤다.

나는 사실 전문적인 차량 지식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엔진 스펙이나 기술적인 구조를 꼼꼼히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F1이나 르망 같은 레이싱 경기를 보는 걸 좋아했고, 멋진 튜닝카나 슈퍼카들을 보면 눈길이 절로 가는 사람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차는 도요타의 수프라이지만, 자동차 세계에서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같은 브랜드가 지니는 명성은
단순한 고급차를 넘어선 명품 이상의 가치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포르쉐 75년은 나 같은 사람에게도, 오히려 더없이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책 속에는 포르쉐의 지난 75년 역사가 차곡차곡 펼쳐져 있다.
시대별로 진화한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레이싱 무대에서의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화려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자동차에 깊은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사진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뛸 수밖에 없다.
단순히 차의 겉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차가 가진 철학과 정신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단순히 달리기 위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 속도와 아름다움, 기술과 감성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웅변처럼 말해준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건 내가 품어왔던 차에 대한 로망이 책을 읽으며 더 또렷해졌다는 점이다.
나에게 차는 과시의 수단이 아니다.차를 몰며 경기장 트랙을 달려보고 싶다, 그 엔진음과 배기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가까이에서 디자인을 감상하고 싶다는 그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열망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열망에 불을 지핀 책이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언젠가 한 번은 꼭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나 같은 어른들에게만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꿈의 앨범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모델의 사진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책은 자동차의 매력에 눈뜬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장난감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특히 나처럼 자동차에 전문 지식은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는 마음을 뛰게 하는 책으로 다가온다.
포르쉐 75년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연대기를 모아놓은 기록물이 아니다.
그것은 75년 동안 이어져온 인간의 열정과 기술, 그리고 차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또 다른 차원의 레이싱을 경험하는 듯한 설렘을 주었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두고 오래도록 보고 싶은 책이 될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