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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킬러
윤자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괴물은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 괴물 선생님 살인사건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처음 몬스터 킬러라는 책을 보았을 때는 솔직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교사, 학생이라는 설정이 등장하니 자연스레 그렇게 연상된 것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생각은 무너졌다.
이 작품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겹쳐 보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추리소설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소설은 괴물 선생님 살인사건이라는 기묘하고 강렬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교사가 학생을 살해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충격적일 뿐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흔든다.
윤자영 작가님은 이 사건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국선변호사, 교사, 학생이라는 서로 다른 시점을 교차시키며 진실에 접근해간다.
같은 사건이지만 바라보는 위치와 가치관, 상황이 다르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치밀한 구조로 보여준다.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역시도 말이다.
누구에겐 착한 친구, 누군가에겐 공포의 대상, 누군가에겐 학폭 피해자 대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괴물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학생을 죽인 교사 전조협은 자신은 그저 학생을 지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죽이고자 한 것은 정말 괴물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정의의 틀에 맞지 않는 존재였을까?
또 다른 축에 있는 학생 이순근은 학교폭력을 벗어나기 위해 모멸과 두려움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진다
사실 그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와 오히려 현실 속에서도 저런 일이 벌어질 것 같단 생각에 공포심을 자극한다.
결국 괴물은 어쩌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작가가 현직 교사라서 그런지 학교라는 공간과 그 안에서 얽히는 관계들이 굉장히 생생하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교사, 또 교사들끼리의 미묘한 권력 구도까지, 일상적인 풍경 속에 숨어 있는 긴장이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배경으로만 쓰이는 학교가 아니라, 사회의 축소판으로서의 학교가 작품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인지 교실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건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고,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학교라는 무대를 통해 드러나는 폭력과 차별, 권력의 문제는 단순히 청소년들의 세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괴물로 불릴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거기다 요즘은 학교 폭력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의 폭력과 왕따 문제도 심각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 소설은 교실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경각심의 외침처럼 보였다.
어른들에게는 학창 시절의 기억과 사회의 현실이 겹쳐지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청소년들에게는 지금의 학교와 교실이라는 장소가 하나의 사회로써 보여지며 낯설게 다가오게 만들 수도 있다.
윤자영 작가님의 문장은 날카롭고 속도감 있다. 조사와 대질, 회상과 폭주가 교차하며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긴장감을 위한 장치에 그치지 않고, 읽고 난 뒤에는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과연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부를 자격이 있을까? 괴물과 인간 그 경계에 선 우리들은 정말 안전한 것인가?
몬스터 킬러는 빠르게 읽히면서도, 오랫동안 마음을 붙잡는 소설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 같은 가벼움은 있지만, 결국은 세대를 나누지 않고 누구든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이야기였다.
이 책은 괴물을 죽인 사람이 아니라, 그런 괴물을 만들어내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괴물과 사람의 경계에서 머물고 있는 우리들이 진짜 문제라는 사실을 집요하게 말하고 있다.
사람이란 참 어려운 존재라는 걸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