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북투어
김미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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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따뜻한 이야기의 순환을 따라가다

- 책 한 권이 건넨 위로, 그 너머의 사람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가 단순히 말 그대로 북투어의 이야기나 독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팬북 같은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몇 장 넘기고 나서부터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건 단지 어떤 책의 인기를 조명하거나,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김미쇼님은 북 프로모터이자 김호연 작가님의 배우자이기도 한데, 그래서일까?

한 사람의 독자가 한 권의 책과 만나고, 그 책을 많은 사람들과 연결하고, 다시 그것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너무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처음엔 몰랐던 이 관계와 배경을 알고 나니, 이 책 속에 담긴 문장 하나하나가 훨씬 더 진심으로 다가왔다.


​사실 나는 불편한 편의점도 1권만 읽고 이후 시리즈나 비슷한 책들에는 조금 거리를 두게 되었다.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땐 소소한데 따뜻하네, 이런 이야기 참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따뜻함이 너무 많은 곳에서 반복되기 시작했고, 거의 공식처럼 등장하는 힐링 소설들이 넘쳐나면서 조금은 피로함이 밀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편의점, 작은 서점, 동네 식당, 오래된 목욕탕 등, 공간은 다르지만 느낌은 다 비슷해졌고

어느새 내가 좋아하던 달팽이 식당조차 몇몇 사람들에겐 이런 힐링 소설의 아류작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류의 책들을 조금씩 피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를 읽으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어째서 이 책이, 그리고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들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만큼 세상이 각박하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정말로 따뜻한 이야기 하나가 귀한 시대다.

선행이나 미담 같은 게 뉴스나 유튜브로도 소개될 만큼 그런 장면이 귀한 것이다.

그런 내용의 영상이 올라오면 '세상 아직 살만하다' '인류애가 충전된다'는 반응이 먼저 올라올 정도니까.....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이처럼 작은 친절과 소소한 온기를 품은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걸 알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 반복되는 게 싫은 건 약간의 고집이려나...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는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 어떤 많은 일이 있었는지, 이 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이 각자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었는지가 잔잔하게 담겨 있다.

어떤 이는 책 덕분에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감정을 털어놓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현실에서 마주한 외로움을 이 책 한 권으로 위로받았다고 말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불편한 편의점이 단지 밀리언셀러여서가 아니라 정말로 누군가에게 중요한 책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책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고, 이 책은 그 사람들로부터 다시 또 이야기를 되돌려받는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저자인 김미쇼 님이 북투어라는 형식을 통해 단순히 책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책이 한 공간에서만 읽히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만들며 살아 있는 무언가로 계속 순환하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단지 글자가 인쇄된 종이가 아니라, 그 글자가 누군가에게 닿아 어떤 위로가 되었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책.

나는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를 통해 그런 과정을 처음으로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거기다 이 책을 통해서 북 프로모터라는 직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마도 엔터나 스포츠 업계의 프로모터의 활동에 더하여 출판 쪽의 업무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직업 같은데 꽤 인상 깊었다.

특히나 프로모터이자 가족으로 얽힌 관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한 사정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 부분도 많았고 말이다.

일할 때 가족과 엮인 다는 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결국 이 책은 어떤 작가의 배우자이기 이전에, 정말 책을 사랑하고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는 한 사람의 시선으로 완성된 기록이었다.

단순한 책 소개도, 단순한 팬북도 아닌, 한 권의 책이 이렇게 사람을 움직이고, 살아 있는 여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없이 보여주는 책.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작품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당연하고, 한때는 좋아했지만 그 따뜻함에 익숙해져 멀어졌던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다시 그 감정을 떠올리게 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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