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너무 쉽게 불행하고 어렵게 행복하지 - 삶이 씁쓸할 때마다 꺼내 먹을 77가지 달콤한 이야기
이정 지음 / 달콤북스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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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책

몇 년 전부터 저는 행복이라는 걸 겉으로만 연기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기에 꾸준히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오늘 가져온 책 역시도 그렇게 행복을 위한 책인데요 힘들 때마다 읽을 수 있다는 그런 책 이정작가님의 '우린 너무 쉽게 불행하고 어렵게 행복하지'입니다


사실 책을 펼치기 전, 저는 이 책이 행복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건넬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어떤 책이든 항상 실망을 할 때가 있지만 처음 책을 만났을 땐 기대감을 가지게 되죠

이 책 역시도 제목에서부터 행복에 이르는 길을 알려줄 것만 같았기 때문에 엄청난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문장들이 때로는 제 마음을 더욱 아프게 찔렀고, 그로 인해 현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죠.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정말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동물들 중 특히 저는 ‘쿼카’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아니 다른 내용보다 조금 생각이 많아졌다고 할까요?


쿼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로 불린다고 합니다. 언제나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동물들도 행복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쿼카는 행복함, 미소 그 자체라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미소를 보는 사람들마저 행복해지게 만드는 행복의 존재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 미소가 정말 행복을 의미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역시 힘들어도 웃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속으로는 아파하면서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 미소 짓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쿼카의 모습이 마치 가면을 쓴 사람들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또한, ‘고양이처럼 숨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문장을 읽었을 때 저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16년을 함께한 저의 고양이는 아플 때면 구석으로 숨었습니다.

늘 제 곁에 있던 아이가 아프고 나서부터는 자꾸만 저를 피해 차갑고 어두운 구석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결국 멀리 떠나보내야 했죠. 그 마지막의 순간이, 그 순간이 오기까지의 수많은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고양이처럼 그냥 숨으면 기분이 좋아질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가 숨어드는 이유 그건 오히려 자신의 아픔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힘들 때 조용히 사라지듯 숨고, 자신의 아픔을 혼자 견뎌내려 합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내용은 고양이가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 보호를 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 것이지만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올랐을 뿐입니다.


아늑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겠지만 저는 그렇게 고양이처럼 숨어드는 사람들은 고양이처럼 아픔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받고 안정적인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에...

그래서 처음 그 문장을 읽고 코 끝이 찡해져서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자꾸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나에게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너무 삶에 지친 건 아닐까?’ 하는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를 들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왔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이 꼭 부정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너무 현실적으로 생각하느라 제 감정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행복을 고민하기보다는, 그동안 잊고 있던 제 감정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행복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오히려 행복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도 했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저에게 아무 의미도 남기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고, 제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해 주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나는 너무 쉽게 불행하고, 어렵게 행복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았다기보다는, 스스로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행복은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는 행복이 단순한 미소나 밝은 태로로만 정의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아픔을 인정하는 것, 감춰진 감정을 마주하는 것, 그리고 나만의 속도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극복을 하는 시간이 다르고,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저는 저만의 템포로 지금의 불행을, 힘든 시간을 걸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저에게는 그보다 더 깊이 있는 감정을 떠올리게 했던 책이 되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분들이 읽으면 더 긍정적으로 읽게 될 것 같은 예쁜 책이기 때문엔 한 번쯤 읽어보시면 큰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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