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향'을 읽으며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어긋나는 가족의 형태와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점차 변하고 있고, 이제는 혈연만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아닌, 정서적 유대와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가족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들이 남보다 못한 경우도 많아졌고요.
작품 속에서 가족은 단순히 혈연에 의해 묶인 관계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과 감정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지는 공동체로 그려집니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이해를 통해 가족이라는 개념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3부작을 읽으면서 '가족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가족이라고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기만 할까, 가족이지만 가족만도 못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복잡한 생각이 들었고 지금 제가 부모님에게 받고 있는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와
동시에 제가 미쳐 다 하지 못한 역할에 대해서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대사 하나 하나가 위트 있고 센스가 넘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형식적이고, 딱딱한 대사들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 언어들이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녹아 있어서 읽으면서도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너무 진중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절묘하게 조화가 된 작품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장면이 좋았지만 만리향에 등장하는 굿판 장면과 대사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요.
제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지만, 그 대사와 지시문들이 너무나 뇌리에 박힐 정도로 강렬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