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 - 작고 거대한, 위대하고 하찮은 들시리즈 7
이은혜 지음 / 꿈꾸는인생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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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고양이와 인간, 서로의 구원이 되는 존재

작년 11월 저는 16년을 함께하던 제 첫 고양이와 영원한 이별을 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이미 6살이던 고양이와 10살이던 고양이와도 이별을 했기에 힘들기는 했지만

16년을 함께했던 첫 고양이와의 이별은 정말 말로는 설명하기도 표현하기도 힘든 고통의 시간을 주더라고요

저 역시 매번 그 아이의 눈을 보면서 '너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지?'라고 말했었는데 정말 숨 쉬고 살고 있다는 게 기적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여전히 고양이의 물건은 정리하지를 못했고, 먹다 남은 사료 그릇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용하던 물건들, 방석, 남아버린 간식, 빗과 발톱깎이 그 모든 것들이 아프게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걸 없애는 순간 내 고양이의 숨결, 살아왔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진짜 제가 숨을 쉬고 살 수 없을 정도로 힘들 것 같았거든요

펫로스 증후군이 많이 힘들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먼저 간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정말 정말 이번만큼은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책을 읽어봤지만 다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고 정작 저에게 알맞은 내용은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의 책들은 이미 질리고 실증이 나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그냥 고양이를 키우거나 키웠던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 아이를 기억하고 싶고, 그때의 감정들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첫 책으로 결정된 책은 바로 그런 저에게 딱 맞은 책인 이은혜 작가님의 '고양이들'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거창하게 소개할 것도 없는 정말 말 그대로 작가님이 고양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그 모든 감정을 담아둔, 고양이와의 추억과 찬사를 적어둔 그런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고양이를 사랑하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진심이 담긴 책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모든 내용들이 제 마음에 와닿았고, 공감이 되었고,

제 고양이를 떠올리게 되었고, 보고 싶게 되었고 울면서, 기억하면서, 고개도 끄덕이면서

그렇게 계속 진심을 다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유기묘 출신이던 작가님의 고양이와 비슷하게 제 첫 고양이도 길냥이 출신으로

비가 억수로 내리고 내리던 2009년 9월의 어느 날, 어미를 잃고 몇 날 며칠을 길에서 울고 쇠약해져 가던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면 정말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작디작은 아기 고양이가 절 보고 짐더미 사이로 숨기에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손을 내밀고 '아가야 살고 싶으면 이리 와'라고 말했는데 제 말을 알아듣기라도 했던 것인지

쪼르르 나와서 손에 머리를 비비고 그렇게 저에게 안겨서 저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고양이들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제 고양이와 추억을 떠올렸고

울었지만 너무 많이 울었지만 한편으로 그런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음에 행복했기도 합니다

그리고 알레르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런 걸보면 저는 참 복을 받은 사람이었구나란 생각을 합니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고통받고 약을 먹으면서 키우거나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알레르기가 없었으니 그저 품에 들어온 아이를 마음껏 사랑하며 키울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고양이와 살아가는 집사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어떻게 우리 삶에 녹아들고 우리를 변화시키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고양이와의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들이 얼마나 귀중한지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고양이는 그저 반려동물이 아니라,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누구나 겪는 공통된 감정이지만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저랑 닮은 사람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되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저도 다시 한번 제 고양이와의 추억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그 기억들이 저에게 힘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은혜 작가님의 글은 덤덤하면서 따뜻하고 솔직해서, 편안함이 있었어요

고양이와 살며 느낀 감정들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제 고양이와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새기고,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미처 구하지도 못했던 구원을 매일 받는 기분이라는 것.

제가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느꼈던 구절인데요

16년의 시간을 매일 구원을 받았는데 전 해준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를 구원해 주고 저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던 그리고 이제는 자유롭게 훨훨 날아갔을 제 고양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함께 했을 때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너의 존재로 저는 조금 더 잘 지낼 수 있었다고

앞으로는 혼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전하고 싶네요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충분히 더 슬퍼하고 아파하며 마음을 달래 보고 싶습니다

저는 아마 앞으로 다시는 제 고양이들을 닮은 털뭉치를 데려다 키우지 못하겠지만,

제 고양이들과의 추억으로, 그 그리움으로 평생을 애틋함을 가지고 고양이들을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 좋은 글로 마음을 다독이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어요

이 땅 위의 모든 고양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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