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사설 :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 에이플랫 장르소설 앤솔러지
김봉석 외 지음 / 에이플랫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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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요괴 이야기

사실 요괴라고 하면 한국보다는 일본을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한국에도 요괴는 상당히 많습니다 가장 흔하게 아는 것은 바로 도깨비겠죠?

알려지지 않은 요괴들도 많지만 구미호뎐 같은 작품을 통해서 꽤 많은 요괴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많은 작품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요괴에 관련된 책이 나왔으니 바로 요괴 앤솔러지인 '요괴 사설'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요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있는 앤솔러지인데요

일단 요괴 사설의 표지 디자인은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요괴의 신비로움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커버 아트는 젊은 남자가 어두운 복도에서 괴상한 형체가 떠오르는 문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어서, 읽기 전부터 흥미를 유발하죠

어두운 색조와 함께 으스스한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어, 요괴의 세계에 빠져드는 기분이 듭니다

또, 뒤표지에는 다양한 요괴의 모습을 한 일러스트가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말 그대로 요괴에 관한 책 그 자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표지 그 자체였습니다 거기다 표지만으로 기대감이 올라갔다고 할까요?



위래 작가님의 '무시 소리 이야기'

비티 작가님의 '도깨비불'

전혜진 작가님의 '나의 제이드 선생님: 득옥 이야기'

김봉석 작가님의 '호숫가의 집'

홍락훈 작가님의 '그렘린 시스템'

배명은 작가님의 '문신'

책은 총 여섯 작가의 여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작가님 마다의 특성이 묻어나서 작품을 읽는 재미가 남다르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한국적 요괴 세계를 다루었지만, 여러 장르적 분위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작품집입니다




 

위래 작가님의 '무시 소리 이야기'는 여러 괴담을 교묘히 얽어 메타 도시 전설을 만들어내며, 현실과 환상 사이에 소름 끼치는 여운을 남기는데요

일본의 괴담 등으로 유명한 사이트 5ch 등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일본의 공포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그 내용 하나하나에 빠져서 읽게 되는데요 모든 내용이 흥미로웠고 도시 전설이 만들어지거나 전달되어 가는 과정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읽기 가볍고 편했던 작품이에요 이해하기도 가장 쉬웠고요 마지막도 재밌었습니다



내가 납득을 요한다. 작은 마을에선 모깃소리도 풍문에 야단이 되어, 누가 지레 소란을 피울지 모른다. 뇌동과 소란에 도깨비가 돌아올지 모른다. 누군가 잡혀갈 것이다. 마을에 구김살이 있어선 안 된다.

내 소임은 이를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솔한 목격자 한 명이 죽어 마을 사람 수십인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허라 홀로 함구한다고 영영 기별까지 덮이는 것인가? 도무지 공산에까지 닿을 수 없다.

비티 작가님의 '도깨비불'은 도깨비의 존재와 불안한 독백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된 두려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내용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고요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사들이 와닿았습니다

도깨비나 도깨비불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그렇게 공포적일까? 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 도깨비란 존재가 조금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전혜진 작가님의 '나의 제이드 선생님: 득옥 이야기'는 한국 재벌가의 이중성과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었습니다 고전으로 전해지는 득옥 이야기가 현대적으로 해석된 작품이었는데 이건 무섭다기보다는 조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 같았어요 제이드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가 전달되고 마지막까지도 큰 여운과 생각을 남기더라고요 원래는 인평대군 집안에 몰아친 피바람, 귀신이 된 득옥의 복수극이라고 합니다

김봉석 작가님의 '호숫가의 집'은 현실 범죄와 초자연적 요괴 사이의 경계에서 긴장감을 부르는 작품이었는데

끝까지 이 작품에 등장하는 것들이 요괴라고 봐야 하는지 그저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인간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마지막에 그 존재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좀 충격적이긴 했어요 표현이 가장 잔인했다고 보면 될 거 같네요 작가님이 영화 기자로 활동을 하셨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겠다 싶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홍락훈 작가님의 '그렘린 시스템'은 서양의 요괴 그렘린을 음모론과 결합해서 나온 작품인데

그냥 말 그대로 그렘린이 나오는 작품인데 제 기준에서는 가장 애매했던 느낌이에요 공포라고 하는데 공포일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들도 들어 있어서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요괴들은 자라났다. 문신이 자라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자신이 정신 나간 게 아니라면, 진짜였다. 하민의 몸에 새겨진 여자의 머리카락이 하민이 움직일 때마다 흩어졌고, 자신을 쳐다보는 여자의 눈길이 기분 나빴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의 존재가 두려워졌다. 겁에 질린 희성은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배명은 작가님의 '문신'은 요괴 문신을 통해 남성의 소유욕과 그로 인한 공포심을 다층적으로 다루는 이야기였는데요

이 작품이 개인적으로 가장 신박했어요 문신이 요괴라니 생각도 못 했던 작품이라서요 읽어보면 정말 이 작품은 대단하다란 느낌을 받으실 것 같아요

여섯 작가님들의 작품들은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요괴를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내며, 요괴를 통해 인간이 마주하는 불완전한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각기 다른 작가들의 상상력이 요괴라는 주제로 엮이며 현실의 미묘함을 비추며 독창적인 요괴 세계를 구축해 내는 것과 동시에 미묘한 공포와 호기심을 느낄 수 있게 하죠

작가분들은 호러, 판타지, 음모론, 미스터리 등의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요괴를 재해석하고,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요괴가 현대 사회와 인간의 내면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요괴 사설에서 요괴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으로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불안을 상징합니다

이 책의 표지에서 보이는 “요괴는 없어. 혹은 보이지 않을 뿐인 지도 몰라”라는 문구에서 보이듯이

요괴가 단순히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불안과 욕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기능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요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불가사의한 존재로서 문화와 예술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요괴는 없지만, 우리의 상상 속에서는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요괴에 대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요괴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요괴는 전통적인 의미의 괴물이나 귀신처럼 단순히 공포를 주는 것을 넘어선 존재라는 것입니다

요괴는 우리 사회의 깊은 불안과 두려움을 반영하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고 이런 요괴가 존재하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괴가 나타나는 순간은 우리가 놓치고 싶었던 불안이나 두려움이 드러나는 순간일 수 있다거나 그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는 요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요괴 사설'은 요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요괴의 세계를 탐험해 보고, 작가님 마다의 해석을 보는 재미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괴라는 주제를 통해 다양한 작가님들의 시각을 접할 수 있었고, 각 이야기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었죠

요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고 싶으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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