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어느 것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정통 추리 스릴러
최근엔 다양한 소설을 읽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재미있는 건 오컬트, 추리 스릴러 쪽인 것 같아요
흥미로운 소재도 많고 그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면서 추리를 하는 것도 매우 재미있거든요
요즘은 특히나 심리 스릴러들이 좀 많이 눈에 띄어요 등장인물들의 감정 묘사들이 너무 좋기 때문인데요
오늘도 캐릭터들 간의 심리전이 꽤 좋았던 소설을 가져왔습니다 바로 오현후 작가님의 '악의 고해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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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나 스릴러 소설이야!라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드는 정통 추리 스릴러 소설인데요
K-스토리 공모전 대상작이라고 하는데요 작가님이 워낙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장르를 좋아하고 다양한 글도 많이 써보신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30년 전에 일어났던 미제 사건에 대한 내용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미제 사건에 대한 고백을 담은 편지가 등장합니다 그 편지로 인해서 그 사건을 잊고 있던 인물들이 다시 일에 휘말리고 다양한 추리를 통해서 다시 한번 사건을 추적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인데요 따지자면 정말 정통적인 추리물 그 자체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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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요 주인공은 경찰인 용훈과 살아남은 피해자인 성준
그리고 편지를 보낸 이희수라는 인물 인데요
편지를 보낸 사람은 어떤 이유에든 간에 자신 내면에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의 내막을 밝혔던 것이겠죠 하지만 그의 말은 진실이라고 믿기에도 거짓이라고 믿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따져보면 그는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죠
그 와중에 사건의 피해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성준은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서 그 기억을 잃어버린 상황이었고 그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 낸다면 사건을 잊고 나름 평온하게 살아가는 성준에게는 또 다른 상처를 주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기에 그리고 성준이 그날의 기억을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그 기억에서 오류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사건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굉장히 어렵게 진행됩니다
심리 서스펜스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묘사가 좋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거나 등장인물들 간의 시점을 오가는
이야기의 구성도 괜찮았습니다 등장인물들 각각의 상황도 이해하기 좋았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용훈과 성준 등의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독자들이 함께 따라가면서
과연 진범은 바로 그가 말하는 그 사람이 맞을까라는 의심과 동시에 그 편지의 내용을 무조건 신뢰할 수 있을까? 란 생각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결국은 마지막까지도 누가 진범인지 단정 지을 수 없게 만들어서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죠
스포라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지만 저는 30년간 침묵했던 이야기를 꺼낸 그 사람 역시도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이 진짜 진실인가라는 의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죄책감으로 갑자기 그 사건에 대해서 입을 연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물론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거나 큰일이 생기면 심리적인 변화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납득이 되지 않아서 끝까지 그 사람의 행동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목적인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이 소설을 보면서 저는 두 가지의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실종된 아이들의 이야기에서는 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는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그리고 갑자기 30년 만의 사건의 전말을 밝힌 편지에서는 암수살인으로 유명했던 '살인범 이두홍'의 사건이었는데요 물론 이 소설에서 편지를 보냈던 그 사람과 이두홍의 행동은 결은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진실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고 느꼈죠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의 경우는 항간에서 범인에 대해서 떠돌던 이야기들이 다양했는데 제가 대구에 살다 보니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은 것도 있었어요 그 소문 속에서 실제 범인이 했을 법한 행동들의 패턴이 이 소설에서도 비슷하게 나왔는데 작가님이 참고하신 부분이 있지 않을까? 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물론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랬다는 것인데요
그 외에도 산에서 아이들이 실종되었다는 점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밝혀진 소설과 다르게 아직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사건이 조금 많이 슬프더라고요
어느 날 갑자기 범인이 잡혀버린 화성연쇄살인 사건이 떠오릅니다 저는 정말 그 사건의 범인이 잡힐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춘재라는 사람이 범인으로 확정되어 뉴스가 뜨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미제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그 뉴스를 기다리고 있겠죠?
이 소설처럼 한국의 수많은 미제 사건들이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 소설은 사람들이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까지 떠올릴 정도로 몰입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생생하고 재미있고 흥미롭죠 전개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꽉 막히지 않아서 편하게 따라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미제 사건을 추리하고 범인을 따라가는 정통적인 스릴러물을 읽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만족하실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도 충분히 활용되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이야기라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