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민박집 서사원 일본 소설 2
가이토 구로스케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민박집이 가지고 있는 기묘하고도 다정한 비밀

저는 공포류도 좋아하지만 요괴가 나오는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많이 좋아하는 편입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진짜 수십 번을 봤던 것 같고요

일본의 요괴 애니메이션으로 냥코센세라는 고양이 캐릭터가 인기 몰이를 했던

'나츠메 우인장'도 너무 좋아해서 모든 시즌을 봤고 올해 10월쯤에 나온다는 7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충사, 호오츠키의 냉철이라는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굉장히 좋아해서 많이 봤어요

그리고 일본 요괴 만화의 기반을 마련한 대표적인 요괴 만화인 '게게게의 키타로'라는 작품도 있는데요

저는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주위에서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많은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습니다

보통은 소설보다는 만화책 기반인 작품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요괴가 등장하는 소설은 라이트 노벨류에서

가끔 보는 것 빼고는 크게 없었지만 이번에 꽤 괜찮은 소설을 발견해서 읽게 되었어요



바로 기묘한 민박집이라는 책입니다

원래는 제목 때문에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살펴보니까 요괴가 등장하는 민박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더라고요

그래서 '오 이거 최근에 봤던 애니메이션이랑 비슷하겠다!'하고 흥미가 생겼어요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존재를 보는 '저주의 눈'을 가진 탓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독하게 살아온 슈.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 집에 얹혀살던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민박집을 운영하는 할머니로부터 같이 살자는 제안을 받는다. 슈는 새로운 곳에서의 평범한 삶을 꿈꾸며 할머니의 민박집, '아야시 장'으로 이사하는데...

그런데 이 민박집, 뭔가 수상하다? 괴상하고 낯선 생김새의 손님들이 가득한 이곳,

아야시 장은 사실 인간 세계와 요괴 세상을 잇는 공간이었던 것!

인간과 요괴가 오가는 민박집에서의 하루도 편할 날 없는 일상! 과연 슈는 이곳에서 꿈꾸던 대로 평범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는 주인공인 슈가 친할머니의 부름으로 민박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민박집이 있는 곳은 바로 일본의 돗토리현이었는데요 그곳에서도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 위치해 있었죠



그리고 이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바로 실제로 존재하는 곳입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게게게의 키타로'라는 작품을 만든 작가님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길인데요

그 길 자체가 요괴에 관련된 관광지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에요

저도 요괴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할 때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상당히 많이 등장해서 잘 알고 있던 곳인데요

다양한 요괴 동상들도 많고 재미있는 게 많은 곳이니 한 번 검색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주인공인 슈가 민박집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당연하게도 요괴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처음엔 자신에게 외로움을 주었던 존재들이라서 함께 하는 것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슈이지만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이 기특하고도 대견했어요 그리고 요괴들도 너무 다정하고 재밌었고요

스토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나츠메 우인장도 생각이 났지만 무엇보다 가장 많이 떠올랐던 건 가장 최근에 보았던 '카쿠리요의 여관밥'이라는 작품이었어요

카쿠리요의 여관밥은 요괴를 볼 수 있던 여자 주인공이 요괴 세상으로 끌려가서 요괴들이 운영하는 여관에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요

물론 기묘한 민박집의 슈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요괴들과의 다정한 일상들을 그리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민박집이라는 틀은 카쿠리요의 여관밥이랑 닮았고, 주인공인 슈의 모습은 나츠메 우인장의 주인공인 나츠메와 상당히 많이 겹쳐 보였습니다

나츠메 우인장도 요괴를 볼 수 있는 주인공인 나츠메가 처음엔 무섭기만 했던 존재들에게 다정함을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스토리인데요

슈와 나츠메는 나이도, 부모님이 없다는 상황도 비슷했고 무엇보다 요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점, 그것으로 인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다는 점,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살게 되면서 그 사람들의 사랑과 요괴들의 다정함으로 인해서 자신의 삶을 변화 한다는 것까지도 닮았거든요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요괴들도 너무 개성이 넘치고 귀엽기까지 했어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요괴들의 이름도 많이 등장해서 반갑기도 하더라고요

저처럼 요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읽어보면 진짜 그 요괴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져서 더 재밌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작가님이 진짜 묘사를 섬세하게 하신 건 아닌데 그래도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셔서 좋았습니다

사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기묘하고 재미있는 판타지적인 스토리도 있겠지만 슈의 성장을 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힐링용으로 가볍게 읽어도 좋겠지만 내용에 등장하는 다양한 깊이가 있는 이야기들이 생각해 보면 많은 배움과 울림이 있었거든요

이거는 읽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요



아야시 장은 사람과 요괴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스에노가 시작한 민박집이다.

바론 그런 이유에서 손님이 거의 없는 큰길 쪽 건물에서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인간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영력을 갖고 태어나는데 아야시 장에 숙박 등록을 마친 손님은 손츠루님의 힘으로 그 영력이 일시적으로 강화된다. 그 상태로 철제문을 통과하면 뒷골목 쪽 아야시 장에서 요괴들과 교유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수상해 보이는 이 민박집도 나름 존재의 이유가 있었는데요

스에노(슈의 할머니)가 요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십분 이용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없진 않겠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요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영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걸 보면 슈가 가진 그 '저주의 눈'이 사실 저주가 아니라 그저 모두가 가지고 있었지만

잃거나 잊게 된 그것을 슈는 조금 더 강하게 받았을 뿐이라는 어쩌면 그것은 선택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 같기도 했어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햄스터 요괴인 코노스케가 슈에게 그 눈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것은 사람들에게 남들과 다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고 그것을 나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살기 위해 살아가는 측면이 있다.

슈가 귀찮아하면서도 매일 아침 학교에 가는 것도, 민박집에서 녹초가 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살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테지만.

반면 요괴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존재한다.

그건 베개를 뒤집는 장난일 수도 있고, 사람 등에 업히는 것일 수도 있고, 몰래 리모컨을 숨기는 장난일 수도 있다.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자신이 이걸 위해 존재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다면 그 요괴는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그건 인간 역시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제가 좋아했던 이야기 중의 하나는 바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와 요괴들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산다면 요괴들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정말...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결국 인간도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요괴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요괴들은 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당당함이 있기에 존재하는 걸 테니까요

언젠가 저도 저렇게 당당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당장에 지금도 좋아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보다 살기 위한 일을 선택하라고 강요 당하고 있는 매일인데 말이죠

가볍게 재미있게 읽고 지나가는 판타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힐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류의 힐링 애니메이션을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이 책도 언젠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심도 싶은 이야기가 조금은 더 가볍게 변하게 되겠지만요

요괴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 나츠메 우인장 계열의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고 성인분들이 가볍게 읽기에도 좋습니다 깊은 생각도, 가볍게 읽을 용으로도 과함이나 부족함이 없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