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사람들만 관심을 갖는 뉴스였는데도 불과 세 시간 정도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이 문제가 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는데, 나는 이쪽 의견을 지지한다고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가, 결국 타인의 생각을 추종하고 있을 뿐이란 걸 깨닫고 얼른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는,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는 찬성도 반대도 있을 수 없다.
'언니, 당사자는 아무 말이 없는데, 남들이 하는 얘기를 그대로 믿는 멍청한 사람이 될 뻔했어."
치히로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메시지를 남깁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이야기를 허공으로 날려보내 듯 언니에 대한 그리움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찬성도 반대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남들이 하는 얘기를 그대로 믿는 멍청한 사람이 될 뻔했다는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번쯤 그런 멍청한 사람이 되었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닮은 듯 미묘하게 다른 두 사람의 가치관 속에서 사건을 따라가면서 밝혀지는 과거의 진실이 참으로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시작부터 자신이 낳은 자식에 대한 학대의 아이러니와 자식들 사이의 차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되는데요 부모가 어떻게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을 차별하고 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도 그런 모순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생각이 떠올라 굉장히 마음이 복잡하고 눈물이 핑 돌기도 했어요
제가 당한 것도 아니고 제가 한 것도 아니지만 "둘째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아"
"첫째한테 해줄 수 있는 걸 둘째 때문에 못해주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
과연 누가 알아줄까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를 할 수 없겠지만,
설마 그런 부모가 어디 있겠어?라고 생각하겠지만 단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부모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둘째의 마음이 떠올라서 후회가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들었습니다
아 혹시나 그 아이가 그런 상처로 어긋나게 된다면
저는 대체 어떻게 그 미안함과 죄책감을 아이에게 갚아야 할까요?
부모의 잘못된 기대와 편애, 무시... 모든 것들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결과물
아, 부디 내 아이만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의 공감이 물밀듯 밀려오고 밀려가고
그 속에서 벗어나가기 너무 힘들어서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우울감에 빠져있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결국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주인공인 두 사람에게는 오히려 모든 걸 위로받을 수 있고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어쩐지 저는 두 사람의 이야기보다도 어린 시절의 상처와 부모의 잘못된 행동에 오히려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와닿는 이야기였기 때문이겠죠?
처음엔 무조건적인 미스터리 추리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을 수록 드는 생각은...
추리물에 기반한 두 사람의 치유를 위한 여정이랄까요?
놀라운 반전과 안타까운 진실이 숨어있는 이야기...
미나토 가나에는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만들까요?
앞으로 그녀가 만들어 갈 수 많은 이야기에 또 한 번 기대감을 걸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