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맛있는 철학이라니 - 일상 속 음식에서 발견한 철학 이야기
오수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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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철학

최근에 철학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발간되는 것 같은데요

아니면 제가 철학 책을 읽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책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어렵게만 생각하던 학문이 대중적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서 조금은 기분이 묘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제 주위에도 철학을 전공한 분들이 계시는데 항상 전공 얘기를 하면 난감을 표하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이제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어쨌든 오늘 가지고 온 철학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서도 철학이라는 학문의 장벽을 허물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그것도 바로 음식 속에서 발견한 철학입니다

 

짠~ 바로 이 책이 오늘 저와 함께 살펴볼 철학 에세이 ‘이렇게 맛있는 철학이라니’입니다
심플한 색상에 제목과 잘 어울리는 그림이 들어간 책이죠?
한 그릇의 요리를 통해 우리와 가까운 철학을 만난다는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프롤로그를 통해서는 철학에 대한 작가님이 겪은 주변의 인식과

왜 음식을 테마로 철학을 풀어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고 이야기했던 관점들을 작가님도 똑같이 말씀을 하고 계셔서

역시 사람들 사이의 철학이라는 학문의 인식은 똑같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사실은 철학이라는 학문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우리의 삶과 아주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요


 이어서 나오는 목차를 살펴보면 총 12가지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뭔가 재미있는 제목들이 많아요
다양한 음식과 레시피 그 외의 재미있는 주제를 버무린 책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 어떤 식으로 음식과 일상 속에서 철학을 찾아냈는지 책 속의 이야기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할게요


 


제일 먼저 나오는 파트인 맛있으면 0칼로리에서는 어떤 식으로 책이 구성되는지 살피기가 좋았어요
처음에는 제목과 관련된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어떤 철학적인 요소가 나올지 넌지시 키워드를 던져줍니다
이 파트에서는 식욕에 관련된 이야기로 '믿음'이라는 키워드를 던졌고

이어서 정당한 믿음에 대한 철학적인 지식이 나오게 되죠

굉장히 쉽게 풀어져 있어서 이해하기가 쉬웠어요

제일 처음 등장하는 인식론이라는 것을 실생활에서 잘 들어볼 수 없었는데
어렵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안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나오는 지식과 믿음에 대한 풀이도 좋았고요

 

 

철학적 지식으로 다양하게 버무려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과 관련된 책인 만큼 음식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 등장하는 음식은 홈메이드 치킨이에요!!! 철학적인 문체와 함께 등장하는 음식이라니 아이러니하지만
너무나 잘 어울리고 일반적인 요리 레시피나 에세이보다 조금 더 재미있었어요!!
음식을 만드는 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솔직했고요


무엇보다 일러스트가 너무 제 취향이라서 따라 그리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물론 야매 치킨도 너무 맛있어 보였어요 :)


 

 

다른 파트에도 음식과 함께 도덕적인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던가
짜장면 이야기를 하면서 공자와 한무제의 이야기가 나온다던가 엄청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음식과 관련된 듯한 이런 이야기 덕분에 나중에 그 음식을 먹을 때 생각이 날 것도 같았고 오히려 더 맛있을 것 같았어요

한무제가 자신의 정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유교를 이용했다는 이야기는 좋은 지식이 되었네요
공자의 사상을 조작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면서

진짜 공자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든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공자에 이어서 데카르트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데카르트의 이야기는 버터와 함께하는데요
어떻게 버터를 고른다는 저 이야기 하나만으로 데카르트의 철학적 사상을 적용해서

존재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인지.. 재미있고 멋있고 감탄했습니다

가볍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 이어지니까 중간에 책을 끊을 수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가져온 파트는 샤부샤부에 대한 파트인데요
제가 레어를 좋아하기도 하고, 샤부샤부도 좋아하다 보니까 선택한...
정말 음식 취향을 따라서 아주 개인적으로 고른 파트인데요
그림도 역시나 예쁘고, 작가님의 음식 취향이 저랑 너무 똑같아서!!! 공감이 많이 된 파트 중의 하나였어요

불의 힘에 대한 이야기와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결합해서 너무 멋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알쏭달쏭하지만 흥미를 끌었던 그의 철학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반박과 반박의 연속으로 발전되어 가는 그의 철학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궁금하네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끓여야 하는 샤부샤부 또한 그의 사상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닌가 싶고요


 

 

에필로그에서는 작가님은 또 한 번 재미있는 비교로 철학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요
바로 게임으로 비교해주신 거예요 저는 게임도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읽으면서 오~ 그렇긴 하네 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현실도 제대로 말씀해주고 계셨어요
제 지인들도 철학이라는 학문을 전공하고, 부전공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들에게 있어서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매우 매력적이고 많은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해주는 원동력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이게 사회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다고도 했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려우니까...라고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지인들과 다시 이야기해보면 조금 더 이해가 될 것 같고, 그들에게도 해줄 이야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철학이라는 것이 생각의 원동력이라면 굳이 지금 인정받으려고 하지 않아도 언젠가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아마도 그날이 그렇게 멀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네 일단 철학을 쉽게 풀어냈다고는 하지만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어려운 학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으면 언젠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하죠

 

삶에는 많은 순간들이 존재하고, 그 순간마다 철학이 모든 해답을 내려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힌트는 주고 조금 더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어요

 

음식 속에서 찾은 이 철학들은 우리 삶에 철학이 얼마나 가깝게 존재하는지를 잘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에 내가 음식을 먹다가 철학을 떠올리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은 재미있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철학에 대해서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누군가는 가볍게, 누군가는 무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물론... 저는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지만요

(그리고 예쁜 음식 일러스트도 있으니 읽는 재미는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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