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 때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영화관람을 하곤 했습니다.
여러 영화를 봤던 것 같은데 기억나는 영화는 1981년도에 봤던 「벤허」 뿐입니다.

사실 1981년도에 봤을 거라는 것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때 봤던 것 같은데 1981년도와 1988년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다고 하니
대학생이었던 1988년은 패스~~~
결국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81년에 개봉된 벤허를 봤다는 거죠.

전차를 타고 경주를 벌이던 장면이 너무 생생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쓴 벤허가 전차 경주에 나가 자신의 원수인 메살라와의 경주에서 승리했던 것만
기억에 남아 있는데 이렇게 책으로 제대로 된 내용을 읽을 수 있게 되니 정말 좋네요. 

유다 벤허는 유대 왕가의 후손인 예루살렘의 귀족으로 부유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다의 어릴 적 친구이자 로마의 귀족인 메살라의 음모로  여동생과 어머니는 붙잡혀가고
그는 갤리선 노예로 전락하게 됩니다.

로마의 사령관이 지나갈 때 그 행렬을 구경하다가 실수로 그가 짚고 있던 기왓장이 미끄러지면서
사령관의 머리에 떨어지게 됩니다.

실수였지만 메살라가 벤허를 사령관을 암살하려는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허 가문은 몰락하게 됩니다.

메살라가 벤허를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는 허 집안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서였습니다.

3년 동안 어머니와 여동생의 소식을 모른 채 갤리선의 노예로 살아가던 벤허는 갤리선 사령관인
아리우스의 생명을 구하게 되고 그의 양자가 됩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던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노예였던 시모니데스를 만나러 가던 중 로마의 전차
경주에 참가하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전차 경주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책에서는 벤허와 예수님의 만남에 관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엔 예수님을 로마 치하에서 유대인을 구원해 줄 유대인의 왕으로 생각하고 군대를 양성해 예수
님을 도우려고 했던 벤허.

가까이서 예수님의 기적들을 보면서 유대인의 나라가 세워질 거라 믿었던 벤허가 너무나 힘없이 
자신과 같은 유대인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걸 보게 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도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는 예수님을 보면서 벤허는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고 주님을 경배할 성전을 지하에 세우게
됩니다. 

짧은 전차 경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벤허 이야기는 결국 그리스도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는 「산울림」입니다. 노래를 즐겨 부르고 듣기 좋아했던 다른 형제들과 달리
전 노래도 잘 부르지  못하고 아는 노래도 몇 개 없습니다.

여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TV에 나오는 거의 모든 가요들을 부르고 다녔는데 전 가요의 가사들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런 제가 끝까지 기억하는 노래 가사 대부분이 산울림 노래였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김창완 아저씨가 가수로 활동을 했으니 꽤 나이가 들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50대가 되니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신기한 건 김창완 아저씨는 어째서 아직도 예전 그 모습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말한 건 외모가 아니라 속 마음, 생각을 의미하는 겁니다.
나이는 분명 60대이신데 김창완 아저씨의 글은 아직도 소년의 감성을 품고 있더라구요.

작가님이라고 부르기보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같아서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자꾸 "김창완
아저씨"라고 부르게 되네요. ^^;;

어느 날 갑자기 김창완 아저씨가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하셨어요.
어떤 드라마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드라마와 평소 생활 모습이 전혀 다르지 않을 것
같더라구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에 감탄했어요. 
얼마 전에는 악역 연기를 하시던데 그건 또 어찌나 잘 하시던지...

그래서 악역을 맡았던 김창완 아저씨에게 이렇게 순수한 소년 감성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게 신기
하기만 합니다.

책을 읽는데 김창완 아저씨가 직접 제게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건 설마 환청????
그렇게 느낄 만큼 김창완 아저씨의 글이 친근하게 다가왔다는 겁니다.

아주 기분 좋은, 가볍고 밝은 느낌의 책입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예요. 순풍만 불면 제일 좋겠죠. 그런데 사는 게 그렇지가 않잖아요.
내리 역풍만 불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어떤 바람도
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아예 바람이 불지 않아서
노력한 만큼 얻는 편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p 21)

내가 한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스스로 상처를 주는 일은 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선택은
아무리 작고 쉽게 잊히는 것들이라도
그 순간만큼 정말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 나머지는 그냥 불가피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매일이
꽉 차 있지 않나요. (p 65)

우리는 어쩌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다른 말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가족 간에도 별로 소통이 없지요.
아빠의 걱정거리는 뭔지,
엄마의 관심사는 뭔지,
아이의 고민은 뭔지.

우리 가정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아버지는 하숙생으로,
어머니는 가사노동자로,
아이들은 공부기계로
전락해가는 건 아닐까요.

그런 역할이름을 다 벗어던지고
한 사람의 가족으로서
아빠의 낡은 구두가
하는 말을 듣고
엄마의 젖은 고무장갑이
하는 말을 듣고
아들, 딸의 낡은 청바지 자락이 하는 푸념을 들읍시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 가족이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이 가족 아니겠습니까.  (p 166 ~ p 167)

오늘이 어제에게 그랬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지경이 되었다.
내가 너의 자손인 것이 한스럽다."
오늘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내일이 오늘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합니까?"
울음을 멈추며 오늘이 내일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배운 것은 어제에게서 배운 게 전부다. 네게 그걸 가르쳐주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

우리가 어제에게서 배운 게
고작 지금의 세계라면,
과연 내일은 우리에게 무엇을 배울까요. (p 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파는 백화점 -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2 마인드북 시리즈 2
박옥수 지음 / 온마인드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에 박옥수 목사님이 쓰신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를 읽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자기계발서로 볼 수도 있고 마인드교육에 관련된 내용으로 볼 수도 있고, 성경을
기초로 한 마인드 교육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책의 후속편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성경
속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야기하고 있습
니다.

가난한 농부가 마음씨 좋은 포도원 주인을 만나 행복해졌지만 나중에 마음과는 달리 포도원의
세를 받으러 온 포도원 주인의 하인과 아들까지 죽이게 됩니다. 

결국 분노한 포도원 주인은 군대를 이끌고 포도원으로 쳐들어갑니다.

그제서야 농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지만 이미 지난 잘못을 돌이킬 수는 없었습니다. 

농부는 "포도원 주인님 덕분에 형 병도 고치고 살기 좋아졌는데 왜 주인님의 아들을 죽였냐"고
묻는 아들들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한 것은 자신의 본마음이 아니었고 자신도 왜 주인님의 종들과 아들을 해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박옥수 목사님은 많은 사람들이 성경에 나온 포도원 농부처럼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원인을
모르는 알 수 없는 힘이 넣어주는 생각에 따라 다른 사람과 자신에게 해가 되는 잘못된 판단
을 내린다고 합니다.

내 마음을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참 쉽지 않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조금만 해야지 했는데 게임에 빠져 인생이 엉망이 된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져 일어나지도 않을 일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죽인 엄마도 있다고 합니다.

TV 뉴스에서 일어나는 상상도 못할 내용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 친구와 선생님을 죽이는
끔찍한 일들 또한 그 사람의 본심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잘못된 생각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나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엔 수시로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그 중에는 거의 바뀌지
않는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의 바뀌지 않는 생각들은 내가 스스로 하는 생각이라기 보다 외부에서 작용하는 다른
힘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어떤 이상한 생각에 이끌려 상상도 하지 못할 나쁜 짓을 하기도 한다는데 그럴
땐 마음에 들어오는 나쁜 생각을 잠깐 내려놓고 '내 뜻과 다른 이 생각은 뭐지?'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이 먼저 상대방
에게 마음의 문을 열면 결국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내 마음 속에 일어난 생각이라도 그 생각이 어둡고 악한 마음이라면 그것은 진짜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리디아는 죽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이 글귀를 보면서 든 처음 생각은 '아, 추리소설이겠구나!' 였습니다.
화목한 가정의 사랑받는 딸이 어느 날 호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을 때,  당연히 가족 모두에게

사랑받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려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은 완전히 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아름다운 소녀 리디아의 죽음은 겉으로 보기에 화목해보였던 가족의 진짜 모습을 낱낱이 풀어

헤치게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쩌면 가장 위로를 받아야 할 가족에게서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대합니다.
'난 저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해 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내가 저 사람에게 그렇게 해 주면

좋아할거야.'
과연 그럴까요? 내가 원하는 것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일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내가

상대방이 아닌데...

1977년 5월 3일 오전 6시 30분.
리디아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와야 하는데 전혀 소식이 없습니다.
리디아의 아빠는 벌써 직장으로 출발했고, 리디아의 오빠는 아직 꿈에서 헤매고 있고, 리디아의

동생 한나만 주방에 앉아 시리얼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날 리디아가 평소보다 조금 늦다고 생각한 리디아의 엄마는 리디아의 방에 올라가보지만

리디아의 방에는 그녀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침대보가 흐트러져 있지 않아 전 날 리디아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만 알려줄

뿐이었습니다.

리디아는 부모의 좋은 점만을 골라 태어난 아이였기 때문에 엄마를 닮아 무척 예쁜 아이인데다

아빠의 똑똑함까지 지녀 주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리디아의 오빠와 여동생은 부모의 관심에서 리디아보다 조금 벗어나 있었습니다.

며칠 뒤 집 근처 호수에 리디아의 시체가 떠오릅니다.
리디아의 부모는 리디아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자살로 사건을 종결

하고 맙니다.
리디아의 오빠는 유력한 용의자로 이웃집 소년 잭을 지목하지만...

과연 잭은 리디아의 오빠 네스의 주장대로 리디아를 물에 빠뜨려 죽인 걸까요?

리디아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천천히 무너져 갑니다.

리디아의 가족들이 자신들의 속 마음을 털어놓고 사실대로 얘기했더라면, 엄마가 리디아의 진짜

마음을 알았더라면, 리디아가 아빠를 오해하지 않았더라면, 리디아가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부모님께 용기있게 말했더라면....

리디아의 가족에게 일어난 일이 지금 이 곳, 어딘가에서도 일어나고 있을 거라는 확신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인생이 있고, 그 인생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인생은 오롯이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

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방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소설가들에 비해 다소 늦은 마흔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하게 된 고 박완서 작가님의 글. 

이 책에 실린 글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천주교 「서울주보」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님이여, 그 숲
을 떠나지 마오」와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성경 구절에 맞게 저자의 느낌과 나름의 깨달음을 정리해 놓은 것 같은데 천주교 신자가 아니
라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지금은 교회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지 벌써 40년이 되었습니다.
40년이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늘 마음 한 구석에 의심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저의 마음에 교만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누군가 설명을 하더라도 그 사실이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으면 믿지 않는 제 성격때문에 꽤 오랜
시간 교회를 다녔어도 마음 한 구석에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저희 집에 오셔서 함께 말씀을 나누고 성경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1년 동안 신약성경을 서너 번 통독하고 말씀에 숨겨져 있던 속 뜻을 알게 되어 무척 신기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성경공부를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고,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더
이기적으로 사는 걸 많이 봤기에 교회에 대해서 삐딱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경공부 하는 중에도 목사님께 부정적으로 질문을 던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그 때마다 목사님께서 명쾌한 답을 주셨지만 목사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 의심병이 도지는
겁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 다행스럽게도 저보다 나이도 많고 신앙심도 깊은 박완서 작가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다는 걸 알게 되니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내가 남의 귀인이 돼주지 않고 어떻게 길 떠난 내 자식이 귀인을 만나기 바라랴.' (p 93)

자유란 인간에게만 부여된 누릴 가치가 있는 존엄하고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책임이요, 운명 이기하다.  세상을 왜 이렇게 부조리하게 만드셨냐고 하느님을 원망할 건 없다. 우리의 자유의사가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래도 하느님은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차마 못 버리시고 인간의 영혼이 살아남기 위해 접붙여야 할 참생명의 나무로서 외아들까지 내놓으셨다. (p 210) 
 
제가 꿈꾸는, 제게 합당한 부활은 저의 전체 중 가장 미소한 일부인 저의 좋은 점으로 하여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저를 잊지 않고 저를 향해 마음의 문을 늘 열고 있기를 바라는 건 아닙니다. 그들이 저를 향해 굳게 문 닫고 있다 해도 가끔 그들 사이로 돌아와 바람처럼 공기처럼 스며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자주 저를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슬플 때 제가 생각난다면 기쁨이 되고, 어려울 때 제가 생각난다면 힘이 되고 싶습니다.
    주님, 제 육신을 떠난 영혼에 그러한 자유를 주신다면 임종의 순간에도 결코 두렵지 않으리이다. (p 2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