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차례를 펼쳐 보고 12개의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장편소설이더군요.

구 년 만에 편지를 보내 온 첫사랑 그녀, 하루.
볼리비아의 우유니라는 도시의 소금호텔에 체류하며 수채화를 그리고 있던 아르헨티나 남자가 그녀
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자 하루도 그에게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그
림과 하루의 사진이 어딘가 비슷하다며 관심을 보입니다.
만난 지 사흘 후 호수로 데려가 프로포즈를 하는 남자.

그 남자의 프로포즈에 하루는 자신이 그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첫사랑이었던 후지시로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후지시로와 하루는 대학의 사진 동아리 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의학부 3학년이 된 후지시로가 동아리 방에 있을 때 가입 시기가 한참 지났을 때 뜬금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하루.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들고 찾아온 하루를 반기는 후지시로.
사진부에서 필름카메라를 쓰는 사람은 후지시로와 누시 선배 뿐이라고 했습니다.

사진부 동아리에 암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하루.

후지시로는 하루의 사진을 현상하다가 그 사진들 속에서 낯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포커스가
안 맞는 자신의 옆 얼굴, 하지만 그 얼굴엔 미소가 어려 있었습니다.

자신의 웃는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온 얼굴을 구기며 웃고 있는 자신의 웃는 모습을
보며 후지시로는 자신이 하루를 좋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후지시로에게 하루가 먼저 좋아한다는 말을 하게 되고 후지시로 또한 하루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구 년이 지난 후에 받게 된 하루의 편지 때문에 후지시로는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후지시로는 2년 동안 동거하고 있는 요시마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약혼녀인 요시마가 갑자기
사라져버립니다

요시마의 침대에서 자신이 읽지 못했던 하루의 편지를 발견했기 때문에 그 편지와 요시마의 잠적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 흔적을 따라가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이 왜 사랑을 하는지, 결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꽤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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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세계 - 두뇌 속 저장장치의 비밀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3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홍경탁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2004년에 뇌출혈로 수술을 한 후로 오른쪽 편마비와 단기기억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나가 재활운동으로 오른팔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오른쪽 다리와 단기기억이
문제였습니다.

병원에서 너무 오래된 환자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고 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는데 그 병원에서도
해 줄 수 있는 건 하루에 10분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안전을 위해서는 평생 보조기를 차야 한다고 하더군요.
보조기를 벗고 싶어서 물리치료를 받을려고 했던 건데 평생 차야 한다면 굳이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10분의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나 싶더군요.

유난히 포기가 빠른 저는 보조기를 평생 내 친구라 생각하며 살기로 했죠.

그런데 마지막 한 가지, 단기기억.
방금 했던 말을 잊어버리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곤 해서 주변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좋은 말을 여러 번 해도 귀찮을텐데 매번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하니 물리치료 선생님들도 많이 짜증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기억이 좋아질 수 있는지, 내 머리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뇌의 기능은 어떤 상태인지
늘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발견하곤 제 기억에 대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두뇌 속 저장 장치의 비밀 기억의 세계"라는 제목만을 보고 기억에 관한 전문가가 기억에 관해 한
권의 책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라는 대중과학잡지에 소개된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기억에 관해 쓴 칼럼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1장 기억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기억의 장, 단점, 기억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 사람들이 무언가를 기억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기억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첫 번째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2장 기억의 해부에서는 기억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제가 궁금해하던 내용이 2장에 나와 있더군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기억의 저장 방법, 어떻게 기억을 고정시키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마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뇌를 컴퓨터와 비교해서 설명하니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3장 학습과 기억에서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 내용과 정말로 자면서 학습하면 그 효과가 깨어나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 수면 학습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습니다. 

제게는 4장 기이한 사례 : 기억상실, 최면, 데자뷔5장에서 소개하는 트라우마보다는 6장 노화 편과 7장
기억력 향상 편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 노인의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각종
사례들. 기억력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블루베리가 기억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차라리 한 사람의 전문가가 쓴 기억에 관한 연구 논문이 더 유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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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어 가이드북 - 45개국 여행자 차성희가 알려주는 트래블러를 위한 여행영어의 모든 것 (원어민 MP3 + 팟캐스트 음성강의 무료 제공)
차성희 지음 / C&K English(씨앤케이잉글리쉬)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밖을 돌아다니기 보다 집에 조용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솔직히 여행을 가 본 곳이 별로
없습니다. 여행을 가자고 해도 제가 먼저 거절하곤 했지요.

하지만 해외여행은 꼭 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년 동안 45개국을 여행한 여행자 차성희 작가가 궁금했습니다.
20년 동안 45개국을 돌아다녔다면 최소한 1년에 두 나라 이상을 다녔다는 건데 어떻게 그러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중년의 나이에도 그렇게 활동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작가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대학 동창 중에 한 친구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꽤 오랜 휴식기를 가지면서 그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곤 합니다.
그래서 동창들이 모이면 늘 그 친구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어합니다.
조만간 모이기로 했는데 이번에도 꽤 오랜 기간 돌아다녔던 모양입니다.
이번엔 어떤 나라를 다녀왔는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다른 사람들을 통해 해외여행 이야기를 듣다보면 집순이인 저도 꼭 해외여행을 가리라 마음먹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걸림돌이 떠오르곤 하는데 바로 영어였습니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하기만 하면 여행을 가도 덜 두려울 것 같은데 꼭 영어에 발목을 잡히곤 합니다.

요즘 즐겨보는 프로가 "비긴 어게인"인데 영국에서 가수 윤도현씨가 영어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간단한 필수 여행 영어만 외워서 여행을 다닐 순 없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제 생각을 어떻게 알았는지 여행영어 가이드북이 출간됐다지 뭡니까.

20년 동안 45개국을 여행한 여행자 차성희씨가 알려주는 여행영어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챕터 1, Fly 편에서는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 수속, 짐 부치기,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기내에
들어갈 때부터 도착지에 내려 다시 입국 심사장으로 가서 공항에서 환전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영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챕터 2, Ride 편에서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배와 택시, 스쿠터, 자전거 빌리기까지 저자가 경험
했던 다양한 교통수단에 대한 여행 영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챕터 3, Stay에서는 다양한 숙박시설을 소개하고 어떻게 예약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맛집 탐방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길을 잃었을 때는 어떤 영어가 필요한지, 뮤지컬 여행이나
외국에서의 쿠킹 클래스 모임, 벼룩시장에서의 경험,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분실 신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알고 가면 좋을 영어 표현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성희 여행
작가의 짧은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구요.

여행영어 가이드북이라는 제목에 맞게 책에 실린 여행영어 문장 만을 따로 모아 작은 사이즈의
여행 영어 책을 부록으로 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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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작문 : 품사편 - 문장으로 완성하는 따라쓰기 누구나 영작문
오석태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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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영어를 배우게 된 건 중학교 1학년때였습니다. 우리나라 말이 아닌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게
신기해서 처음엔 무척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 시간에 처음으로 배웠던 알파벳. 첫 번째 숙제는 알파벳 이탤릭체를 외우는 것이었고 그 다음은
필기체였습니다. 

필기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필기체를 모르면 영어를 읽을 수 없다고 했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학교 마다 원어민 교사가 있지만 80년 대 지방에서는 원어민을 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좋아하는 애들에게 유행했던 게 바로 영어펜팔이었습니다. 

외국인과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청소년 잡지 등에 올라오는 펜팔 공지를 보고 한국 학생들끼리
하는 경우가 많았죠. 

펜팔을 하면서 아이들이 제일 힘들어 했던 게 바로 우리 말을 영어로 어떻게 바꾸느냐의 문제였습
니다. 

문장으로 완성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혼자 한 영작이 과연 맞는 문장인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 책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면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10개의 문장을 꾸준히 한 달 동안 따라쓰기 한다면 기본적인 영작을 할 수 있고, 영어식으로
한글을 배열하는 것을 익힘으로써 영어 어순을 익히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각 페이지 마다 간단한 tip(문법)도 소개하고 있어 초급자들이 참고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영어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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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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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무척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망 독서」라???

대부분 책을 읽을 땐 위로를 받기 위해, 힘을 내기 위해, 용기를 얻기 위해 등 긍정적인 기운을 얻기
위해 책을 읽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성한(?) 독서 앞에 부정적인 「절망」이란 단어를 붙였으니 솔직히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왜 「절망 독서」란 단어를 만들어서 유포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에 조금씩 공감이 가더군요.

사실 저 또한 13년 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병원을 다닐
수 없다는 얘기를 들어서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이었습니다.

뇌졸중 환자들은 발병 후 2년이 치료 효과가 가장 좋기 때문에 보험공단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2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제가 보험 혜택을 안 받겠다고 했는데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울어서 "울보공주"라는 별명이 붙었다는데, 그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쨌든 저의 경우는 딱히 절망스럽다고 느끼진 않았고,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제 주변 사람들이 더 힘들어 했었죠.
이번에 더 이상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못 받는다고 했을 때도 조금 난감하긴 했지만 절망스러울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처럼 난치병이라면, 혹은 암이라면?
절망에 빠질 것 같긴 합니다.

저자는 대학 재학 중일 때 난치병을 선고 받고 13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저보단 더 절망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같이 대학을 다녔던 친구들이 하나 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게 됐을 때
건강한 친구들과 자신을 보면서 절망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직장 생활에서 힘든 일을 털어놓거나 고민 상담을 해 올 때도 겉으론 웃었을 지도
모르나 마음 속은 부러웠을 겁니다.

저도 장애를 입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여전히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거든요.

저자는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힘 내라,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하지
말고 그들에게 충분히 절망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억지로 힘내라고 하면 나중엔 반드시 꼭꼭 숨겨 두었던 절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합니다.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빨리 일어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절망의 시간을 보내게 해 주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합니다.

저자가 절망의 시간에 위로를 받았던 많은 절망에 관한 책과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무조건
"할수있어. 잘 될거야!"라고 하는 것과 사뭇 달라서 새로운 시각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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