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없으면 사는게 즐겁다 -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꿈틀이 부부의 1년간의 세계여행
홍성만.설윤성 지음 / 우물이있는집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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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수필이 서점에 넘쳐납니다. 물론 한비야처럼 쾌활하고 농도 짙은 좋은 명저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뭐야, 이게라며 욕 나오게 만드는 책이 대부분입니다. 글 쓴 사람이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책을 썼다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기야 목적의식이 있어도 창고로 직행하는 책이 대부분이긴 하지만요.

이 책도 얼른 보기에는 책 쓴 까닭을 찾기 힘듭니다. 나는 이런이런 경로로 여행했으니 여러분은 시행착오 거치지말고 여행해라, 라는 목적으로 쓴 여행정보기라고 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고, 이 나라는 이런 점은 매력이다, 저런 점이 매력이다라는 답사기라고 하기에는 여행자체가 너무 수박 겉핥기처럼 다녀온 것 같고. 그렇다고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이 별 대단한 일도 아니고.

한 마디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첫장을 넘기면 단숨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 합니다. 이유가 뭘까, 라고 곰곰히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 부부의 글쓰는 재주가 보통이 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편되는 홍성만이라는 사람의 글쓰기는 묘한 매력을 풍깁니다. 쓸 데 없는 말은 절대 안 씁니다. 잘난 척 절대 안 합니다. 느낀대로만 씁니다.남들은 아무리 인도가 좋다라고 소리쳐도, 지저분한 거리가 질색인 이 남자에게는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내 친구가 보내 편지처럼 가슴에 팍팍 와닿고, 이들 부부가 생기있고 귀엽게 보입니다. 아, 글빨 하나만으로도 책이 재미있을 수 있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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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9 - 현제賢帝의 세기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9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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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권이 나왔다길래 저번에 읽다만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유행에 뒤질 수는 없으니까요.저번에 8권까지 읽다 말아서 설날 귀경길에 9권을 샀습니다. 로마인이야기 시리즈의 장점은 책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아무리 꼬마 서점이라도 한권씩은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어쨌든 9권부터 드디어 그 유명한 5현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구경도 불구경이 더 재밌다고, 역사서도 역시 전쟁이야기가 더 재밌는 법인데 이 시대는 평화롭기만 하군요. 그래서 5현제라고 불렸겠지만요. 스키피오나 카이사르가 종횡무진하던 2,3권이 그립습니다. (그렇게 그리우면 다시 읽으면 되지!)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나가다보니 시오니 나나미라는 이 할머니의 사상이 영 의심스럽다 이겁니다. 은근히 군주제를 찬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제국주의를 그리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나미라는 할머니가 일본 사람이란 걸 생각해보면 조금 섬찟하기도 하고요. 자기는 본격 역사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상상의 폭도 그만큼 더 허용된다고 합니다만, 책 읽는 사람이야 그런 게 상관있나요? 좀 무책임한 발상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 위험해보이기도 합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으면 우익으로 기울어진 내 머리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다른 로마서를 읽어야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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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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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의 원래 영어 제목은 <The making of a radical>. 직역하면 '어느 사회주의자의 성장' 즈음 되겠네요. 스콧 니어링을 단순한 자연주의자로만 알고있었고, 그래서 자급자족한 생활은 어떤 것일까 알고 읽고 싶어 이 책을 든 나는, 때문에 제목을 보고 잠깐 당황했습니다. 사회주의라니요. 이 얼마나 오래만에 들어보는 단어입니까?

스콧 니어링은 1883년 미국에서 태어나 꼭 100년 뒤인 1983년에 죽었습니다. 희한하게도 딱 100년을 살았네, 하시겠지만 더 이상 상상력이 솟아나지 않자 스스로 단식을 통해 목숨을 끊었다면 그 100이라는 숫자가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아시겠지요. 어쨌든 니어링이 살다간 그 100년은 사람이란 존재가 이 땅 위에 살기 시작한 이래 문명의 가장 큰 발전과 동시에 가장 험한 시련을 한꺼번에 겪은 세기였습니다.

도로가 깔리고 자동차들이 달리고, 인공위성이 뜨고, 사람이 달 위에 발자욱을 찍고, 그리고 칼과 몽둥이로 전쟁을 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탱크와 미사일,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시대였습니다. 또한 이 세기는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서구 자본주의가 온 세계에 깃발을 꽂아 결국 아프리카 오지 마을까지 TV를 배달했습니다. 이 세기를 제정신으로 뚫고 지나온 사람이라면 제가 애초에 상상했던 니어링처럼 산 속에서 홀로 농사만 짓고 있었을 리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스콧 니어링은 사회주의를 택했고, 자신이 택한 사회주의의 전파를 위해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니어링은 50세 되던 해에 가르치던 일을 그만 두고 버몬트 주에 둥지를 틀고 농촌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가 가르치는 사회주의를 용납하는 학교가 미국 안에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스콧 니어링의 농촌 생활은 패배한 사회주의자의 도피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해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농촌생활은 사회주의 경제철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한 장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스콧 니어링은 스무 살 연하의 헬렌 니어링과 함께 스스로 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농촌 생활을 시작합니다. 네 시간 일하고, 네 시간 놀고, 나머지 네 시간은 친구들과 수다 떨고, 니어링 부부는 계획만 잘 세우면 조금만 일해도 도시의 삶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스콧 니어링이 말하는 사회주의 경제논리가 옳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는 알 수 가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가 소련과 함께 영원히 붕괴한 것이지, 아니면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스콧 니어링이 헐리우드 배우만큼이나 멋있게 보이는 이유는 그가 사회주의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공부하고 연구했고, 그래서 행동으로 그 지식을 옮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농사지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명제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100년 동안 공부하고, 연구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멋있게 보입니다. 그래서 스콧 니어링은 내게 사회주의를 가르치는 것은 실패했을 지 몰라고. 이것을 가르치는 것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동하라!' 배운대로 살아야 훌륭한 학생인데... 그것은 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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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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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니어링 자서전>의 원래 영어 제목은 <The making of a radical>. 직역하면 '어느 사회주의자의 성장' 즈음 되겠네요. 스콧 니어링을 단순한 자연주의자로만 알고있었고, 그래서 자급자족한 생활은 어떤 것일까 알고 읽고 싶어 이 책을 든 나는, 때문에 제목을 보고 잠깐 당황했습니다. 사회주의라니요. 이 얼마나 오래만에 들어보는 단어입니까?

스콧 니어링은 1883년 미국에서 태어나 꼭 100년 뒤인 1983년에 죽었습니다. 희한하게도 딱 100년을 살았네, 하시겠지만 더 이상 상상력이 솟아나지 않자 스스로 단식을 통해 목숨을 끊었다면 그 100이라는 숫자가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아시겠지요. 어쨌든 니어링이 살다간 그 100년은 사람이란 존재가 이 땅 위에 살기 시작한 이래 문명의 가장 큰 발전과 동시에 가장 험한 시련을 한꺼번에 겪은 세기였습니다. 도로가 깔리고 자동차들이 달리고, 인공위성이 뜨고, 사람이 달 위에 발자욱을 찍고, 그리고 칼과 몽둥이로 전쟁을 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탱크와 미사일,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시대였습니다.

또한 이 세기는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서구 자본주의가 온 세계에 깃발을 꽂아 결국 아프리카 오지 마을까지 TV를 배달했습니다. 이 세기를 제정신으로 뚫고 지나온 사람이라면 제가 애초에 상상했던 니어링처럼 산 속에서 홀로 농사만 짓고 있었을 리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스콧 니어링은 사회주의를 택했고, 자신이 택한 사회주의의 전파를 위해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니어링은 50세 되던 해에 가르치던 일을 그만 두고 버몬트 주에 둥지를 틀고 농촌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가 가르치는 사회주의를 용납하는 학교가 미국 안에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스콧 니어링의 농촌 생활은 패배한 사회주의자의 도피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해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농촌생활은 사회주의 경제철학을 몸소 실천하기 위한 장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스콧 니어링은 스무 살 연하의 헬렌 니어링과 함께 스스로 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농촌 생활을 시작합니다. 네 시간 일하고, 네 시간 놀고, 나머지 네 시간은 친구들과 수다 떨고, 니어링 부부는 계획만 잘 세우면 조금만 일해도 도시의 삶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스콧 니어링이 말하는 사회주의 경제논리가 옳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는 알 수 가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가 소련과 함께 영원히 붕괴한 것이지, 아니면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스콧 니어링이 헐리우드 배우만큼이나 멋있게 보이는 이유는 그가 사회주의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공부하고 연구했고, 그래서 행동으로 그 지식을 옮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농사지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명제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100년 동안 공부하고, 연구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멋있게 보입니다.
그래서 스콧 니어링은 내게 사회주의를 가르치는 것은 실패했을 지 몰라고. 이것을 가르치는 것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동하라!' 배운대로 살아야 훌륭한 학생인데... 그것은 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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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 -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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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유는 순전히 중국견문록을 읽고 한비야의 생기 넘치는 글을 더 보고 싶어서였다. 서른다섯에 회사를 때려치우고 벌써부터 꿈꾸었던 세계여행을 해내 사람. 사람의 인격이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결정지어진다고 누군가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런 의미라면 한비야는 정말 제대로 사는 사람같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는 사람이기에 글의 힘도 넘치고, 생기도 발랄하다. 한비야 책을 읽으면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 것같다.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까닭은 그렇게 살지않기 때문이다.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려면 그렇게 살면 된다. 말로만 해서는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다. 하면 된다? 백골부대 구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그 말을 써먹어도 어색하지는 않다. 어쨌든 출, 퇴근하면서 차 막힐 때마다 꺼내 읽었는데, 덕분에 한동안은 교통체증이 짜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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