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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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아직 인간적이었다......





한 세계의 종말을 목격하는 늙은 몽상가의 긴 명상!  

현대 체코 문학의 거장 보후밀 흐라발의 장편소설 『너무 시끄러운 고독』. 
저자 본인이 ‘나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고 선언할 만큼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며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강렬한 소설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삼십오 년간 폐지 압축공으로 일해온 한탸라는 한 늙은 남자의 생애를 통해 
책이 그저 종이 쪼가리로 취급받게 된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정신 상태를 섬세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끊임없이 노동해야 하는 인간, 그리고 노동자를 대신하는 기계의 등장 이후 인간 삶의 방식의 변화, 
인간성과 실존에 대한 고뇌 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첫 문장을 본 순간부터 결말을 예측할 수 있었다(예측한 독자가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읽을까 말까 고민했다. 그래도 읽었고 읽기를 잘했다.
사실 이 작품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역설적인 제목부터 끌렸던 소설이다.
첫 장은 조금은 지루할 수 있겠지만 가면 갈수록 주인공 '한탸'에 빠지게 되고
한탸가 말하는 인물들에 빠지게 되면서 이상한 감정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마지막엔 정말로 눈물이 나왔다. 심장이 너무 아팠다.
이래서 거장인 작가가 저렇게 얘기를 했구나....라고 생각했다.
너무 길지도 않은 소설이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
보후밀 흐라발 

저자 보후밀 흐라발은 1914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 시를 쓰기도 했으나 독일군에 의해 대학이 폐쇄되자
학교를 떠나 철도원, 보험사 직원, 제철소 잡역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 뒤늦게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1963년 첫 소설집 『바닥의 작은 진주』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
이듬해 발표한 첫 장편소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프라하의 봄’ 이후 1989년까지 정부의 검열과 감시로
자신의 많은 작품이 이십여 년간 출판 금지되었음에도 조국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해외 언론과 작가들로부터 ‘체코 소설의 슬픈 왕’으로 불리는 한편,
지하 출판을 통한 작품 활동으로 사회 낙오자, 주정뱅이, 가난한 예술가 등
주변부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체코의 국민작가로 각광받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현대 작가’로 평가받는 흐라발의 작품들은
체코에서만 무려 삼백만 부 이상 팔려나갔고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또 여덟 편의 작품이 영화화되었는데 그중 이르지 멘젤이 감독한 두 편의 영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 왕을 모셨지]는 각각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1967)과 체코영화제 사자상(2006),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2007)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체코를 방문한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작가가 자주 찾던 선술집을 방문할 정도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은 흐라발은,
1997년 자신의 소설 속 한 장면처럼 프라하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려다가 5층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주요 작품으로 『영국 왕을 모셨지』(문학동네, 2009) 『너무 시끄러운 고독』 『시간이 멈춘 작은 마을』 등이 있다.








태양만이 흑점을 지닐 권리가 있다 - 괴테-

너무 시끄러운 고독 탓에 머리가 좀 어질어질했다......
,,,
그렇게나 시끄러운 내 고독 속에서 이 모든 걸 온몸과 마음으로 보고 경험했는데도
미치지 않을 수 있었다니, 문득 스스로가 대견하고 성스럽게 느껴졌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아직 인간적이었다.
...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래도 저 하늘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연민과 사랑이 분명 존재한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었고,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그것이.

내가 신봉했던 책들의 어느 한 구절도, 내 존재를 온통 뒤흔들어놓은 이 폭풍우와 재난 속으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2톤의 책이 잠든 내 머리를 위협하며 호시탐탐 나를 덮치려고 한다.
스스로 걸어놓은 다모클레스의 검이다. 나는 형편없는 성적표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다.
술잔 안의 거품이 도깨비불처럼 표면 위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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