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산드라의 거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 作 '카산드라의 거울 1'은 마치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으며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 카산드라가 자신의 잊혀진 기억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하여 한 걸음 내딛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솔직히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조잡한 편집 때문에 집중이 어려웠다. 그리고 궁금증만 유발시키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서장은 다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카산드라가 의문의 d라는 인물로부터 '5초 사망 확률 예측 시계'를 선물로 받고 학교로부터 도망쳐서 쓰레기 하치장의 노숙자 4명과 만나면서 지루함은 흥미로 바뀌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카산드라가 자신과 이름 및 능력이 같은 고대 여인 카산드라와 꿈을 통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단호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d라는 인물의 정체와 부모님에 대해서 알게 된 카산드라가 미래를 보는 능력에 대해서 조사하기 위한 발판으로서 쓰레기 하치장을 선택하고 그녀를 거부하는 노숙자 4명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고분분투하는 모습은 정말 눈물겨웠으며 쓰레기 하치장의 더러움과 냄새가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한편 그녀가 함께 지하철 테러를 막았으나 생각이 너무나 다른 노숙자 집단을 떠나서 김예빈과 함께 교장을 찾아가서 자신에게 얽힌 비밀을 풀 열쇠를 얻게 될 때에는 꽤 충격적이었다. 의도적인 자폐 증상, 좌뇌의 구속을 벗어난 우뇌가 발휘하는 능력이라니...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과학적 상상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숙자 4명은 겉으로는 자유를 외치고 있지만 각자 아픈 상처를 가진 존재로서 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카산드라와 행동을 같이 하게 되는 한국인 김예빈(정확하게는 조선 인민 공화국 출신의 난민)은 무모한 듯 보이지만 여린 10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그들의 궤변 같은 대화 역시 재미있었다. (정말 멋진 명언이 많이 나온다.)
어쨌든... 1권에서는 카산드라의 능력과 그녀가 가진 비밀에 대한 맛보기라고 하겠다. 카산드라의 과거와 비밀, 그리고 실험 24가 무엇인지, 김과 카산드라가 변화시킬 미래가 어떤 것인지 밝혀질 2권이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