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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부 세트 - 전2권 ㅣ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이미 영화로 접했던 시리즈로, 그 분위기에 압도 당했다. 당장 읽어야 마땅하겠지만,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는-혼자만의- 생각에 뒤로 미뤘었다. 이제서야 알았다. 작가는 이 소설이 출간 되기도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밀레니엄 1부, 두권을 읽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현재 출판된 3부까지 읽어내고 내 마음속으로 그 이후의 시리즈를 만들어 보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우리나라 제목은 너무 노골적이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어떤 일을 벌이게 될지 상상 먼저하고 읽으면 재미 없어질 수 있어서 제목이 길라잡이 스포일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를 본 후에 책을 읽는데도 몰입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제목을 트집잡기도 전에 이미 소설에 빠져들어 버렸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부패 재벌에 대한 폭로 기사를 쓰다가 궁지에 몰린다. 명예 훼손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기자로써의 생명을 읽어버릴 판국이다. 이때, 헨리크 방예르가 제안한다. 자신의 가계와 실종된 손녀 '하리에트'의 사건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쉽게 수락되지는 않았으나, 헨리크는 미카엘이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하고, 결국 미카엘은 응한다. 헨리크 방예르는 미카엘에게 일을 맡기기 전에 천재 조사관 리스베트 살란데르에게 미카엘에 대해서 조사를 요청한다. 중심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모여든다. 또 다른 사건이 꼬리를 물고 다른 사건으로 연결된다. 자칫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설정이 톱니의 이가 물리듯 물려가며 촘촘하게 돌아간다. 그리고 수 많은 사건사고와 위기 등을 극복하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수 많은 일들이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잡아다가 죽을 때까지 볼기를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인물들의 등장으로 마음이 질적해질 틈이 없다. 증오는 몰입에 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사건을 이어가느라 이번 시리즈에는 리스베트의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적다. 그러나 끊임없이 궁금하도록 엄마와 쌍둥이 동생에 대한 알 수 없는 느낌만을 남겨 놓은 걸로 봐서는 조만간 리스베트의 과거와 관련된 사건이 전개되지 않을까 기대해 봤다. 결국 진짜 전개되나 궁금하여 이 세트를 다 읽자마자 그 다음 시리즈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샀고, 다 읽었고, 좋다고 다음 시리즈를 읽고 있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좀 부끄럽지만, 나는 추리소설을 싫어한다. 인생 사는 것도 복잡한데, '뭘 이런 걸 가지고 이렇게 복잡하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에 추리소설을 멀리하기도 했고, 읽다보면 다음 이야기가 연상되어 흥미가 떨어지는 일도 많기 때문인데, 이 소설은 읽는 동안 그런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최근에 찾아온 난독증에도 불구하고 무척 잘 읽히는 책이었다. '스티그 라르손'이라는 잘 안 외워지는 작가의 이름을 꼭 외워두었다가 '밀레니엄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졌고 그렇지 않아도 가보고 싶었던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죽기 전에는 꼭 밟아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