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가브리엘 마르케스 외 지음, 김훈 옮김 / 푸른숲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지인의 부탁으로 이미 절판인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그런데 표지에 <플레이보이>지가 선보인 최고의 단편소설 컬렉션이란다. 응? 응응? 십여년쯤 전에 이승희씨가 커버모델을 했던 그 <플레이보이>지? 반쯤 벗은 여성 모델들의 사진이 드글드글한 그런 잡지 아니던가?  마르케스의 단편소설을 보고 싶었다고는 하나 평소 얌전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던 지인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책을 빌렸나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마르케스의 환상소설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긴 익사체'로 부터 시작되어, 로리 콜윈의 '정부'로 넘아가서는 설핏 웃음을 머금으며 읽게 된다. 젊은 나와 늙은 내가 만나게 되는 '타인'과 리처드 메디슨의 '매춘부 전성시대'는 환상특급 같은 느낌을 준다. 폴 테로의 '하얀 거짓말'을 읽은 후에는 셔츠를 꼭 다림질 해서 입어야 겠다 싶어졌다. 심심하게 읽었던 '이웃집 남자'와 부부 상황극 '머멀레이드 좀 주시겠어요?'를 읽으며, 삶에 또 다른 자극이 필요할때가 있지 싶어서 고개가 저절로 주억거려졌다. 톰 보일의 '안전한 사랑'을 읽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안전할 수 없어서 위생 때문에 사랑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전신 콘돔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섬'을 읽는 내내 개인적인 상황이 연상되어 재밌게 읽으면서도 괜한 짜증을 내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여행'은 정말 혼란스러웠다. 단편이 전부 다 재밌게 읽었다고는 못하겠다. 어떤 단편은 너무 안 읽히기도 했다.

 

책 상태는 평범하다. 구입할 수 없으니 빌려 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구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긴 익사체'와 '정부', '하얀 거짓말', '섬'은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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