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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협동조합 만들자 - 협동조합 창업과 경영의 길잡이
김성오 외 지음 / 겨울나무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어쩌다보니 어떤 협동조합의 발기인이 되려는 참인지라, 공부 좀 하라며 추천 받은 이 책을 읽지 않을 수없었다.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조합을
유지하는 일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야 할 참이다. 오랫동안 어떤 신협과 어떤 생협의 조합원이었다. 그리고 협동조합인 서울우유에서 나온 우유를
마시고, 델몬트와 제스프리의 과일을 사먹고 농협, 축협과 수협에서 장을 본적이 있다. 몇번이나 사진전을 갔었던 매그넘도 사진협동조합이고 축구를
잘 알지는 않지만 축구클럽 바르셀로나 FC가 협동조합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지대가 낮은 네덜란드에 풍차 협동조합이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다.
2012년 1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그 후로 여기저기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오곤 했다. 협동조합의 바람을 타고
갖가지 정책들이 나오고 있고, 새로운 시대의 대안으로 뜨기 시작하는 협동조합에 대한 두루뭉술한 이야기는 누구든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야기이다.
하지만, 내가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조합원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두루뭉술하게 알고 끝날 일은 아니다.
일단. 뭘하려고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인가를 생각해야하고 그 협동조합이 어떤 형태로 만들어 질 것인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모여서
소비를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 것인가, 생산자들의 협동조합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직원인 협동조합을 만들 것인가, 여러 관계자가 모인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을 만들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그 후 사람을 모으고 사업계획을 세우고, 정관 등 규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발기인
총회를 열어 기본사항을 의결하고 그 내용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말은 쉬워도 간단하진 않다. 정관 등 규정을 만드는 일, 돈의 배분에
관한 일, 운영에 관한 일, 각종 서류를 작성해야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갖가지 양식들에 휩쌓이다보면 공적서류에 대한 인지가 없는
사람들은 질려버릴 듯 하다. 내부 운영에 관한 일과 예산과 결산을 짜는 일, 그리고 세금을 신고하는 등의 일은 책을 읽고만 있어도 그 일의 양이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이다. 더군다나 개인이 혼자 할 경우에는 만들지 않아도 되는 많은 서류들과 주요결정사항을 정리해야할 의사록 등의 반드시
만들고 비치해야할 서류들을 생각하니 막막하다.
협동조합에는 여러사람의 출자금이 들어가고,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결정의 문제와 책임의 문제도 따른다. 물론, 좋은 사업계획을 갖고
있고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상관없겠지만, 특별한 수익구조가 없이 임대료 및 관리비 등의 고정비가 끊임 없이 들어가야 하는 경우라면 한 치 앞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복잡한 상황들을 생각하고 정리하기 위한 안내서였으나, 읽고 나니 걱정이 더 생긴다.
괜한 일에 발을 디뎌 골치 아파지는 것은 아닌지 괜히 돈 잃고 친구 잃는 것은 아닐지 걱정부터 앞서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 듯 하다.
이 책은 협동조합의 역사와 정의 그리고 원칙과 같은 기본 내용으로 시작하여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를 비교하여 이해를 돕기도 하고 창업과 경영에
관하여 신경써야 할 부분들도 작은 책에 비해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더불어 협동조합을 만들때 챙겨야 하는 사항들을 순서대로 정리하거나 표준정관을
첨부하여 본인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주고 있다. 생소한 이야기들인데도 쉽게 풀어놓아 읽기가 좋다. 협동조합을
생각하고 있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