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
제임스 써버 지음, 김지연 옮김 / TENDEDERO(뗀데데로)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본 후, 감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원작이 영화 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문할 때 살짝 당황했다. 책이 너무 싸서. 물론 살때 부터 의심스럽긴 했으나, 영화의 원작은 몇 페이지 밖에 안되는 단편일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심지어는 이 책의 대부분은 제임스 써버의 자서전인 '제임스 써버의 고단한 생활' 이고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은 뒷부분을 살짝 차지할 뿐이었다.

 

실망은 실망이고 샀으니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부터 읽기 시작다. 몇페이지 밖에 안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었으나 읽고 난 후에 깜짝 놀랐다. 이 짧은 이야기의 흡입력도 그렇지만 그 상상력 한가운데 놓였다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의 상황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월터 미티가 아내와 함께 시내에 나가서 아내를 미용실 앞에 내려주고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면서 겪게 되는 현실과 묘하게 연관된 상상 모험은 결국 상상으로 끝이 난다. 월터를 상상 속에 놓아두고 독자는 책을 덮어야 하는데,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물린다. 읽고 나니 분량이 적은 것에 대한 당황은 사라졌다.  이 단편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대공황의 그늘 아래 움츠러든 중년 남자의 환타지라는 이야기는 엄청난 대중적 호응을 얻으며 '월터 미티'라는 이름은 '평범한 삶을 살면서 터무니 없는 공상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질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고 한다. 스누피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누피를 "월터 미티 콤플렉스를 가진 외향적인 비글"로 소개하고 있다고 하니, 월터미티가 스누피 보다 유명인인 모양이다. 그런데, '제임스 써버의 고단한 생활'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다시 당황하게 된다. 자서전이라면서? 무슨 이런 가족 흑역사가 있는지. 그런 흑역사를 이렇게 재밌게 써놓다니! 책은 읽는 내내 재밌었다. 그림까지 작가의 작품으로 함께 보는 재미가 좋다. 

 

책 상태는 작고 가볍다. 들고 다니며 읽기 딱 좋은 사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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