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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음식 잡학 사전
윤덕노 지음 / 북로드 / 2012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채소 인류 최대의 스캔들]을 읽고 재미를 못봐서 실망하던 터에 친구의 블로그에서 음식에 관련된 이 책을 발견했다. 머리도 식힐 겸 큰 기대 없이 읽었건만, 책에 실린 음식들이 아는 음식이라 잘 읽히고 읽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 흥겹게 읽었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지역색이 있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그 음식의 유례나 조리법에 대해서는 쉽게 알 수가 없으니 항상 궁금증이 동하다가 해결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의문 중에 몇가지를 시원하게 해결해주었다. 식사 모임 때 분위기를 이끌고 잘난 척 하기 좋은 수준의 이야기들은 읽기는 쉬웠지만, 외워질지는 모르겠다. 모임 전에 숙지하고 가서 이야기 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45페이지에 아프로디테를 자신있게 굴껍질에 올려 놓은 저자 덕분에 이 책을 얼마만큼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들기는 한다. 기억했다가 재미삼아 써먹는 정도로만 해야할까보다. 내 입이는 좀 느끼했던 푸아그라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된 후로 먹지 않지만, 북경오리는 즐겼었는데 푸아그라 만들 때와 별반 다르지 않게 오리를 괴롭히니 기피 음식 리스트에 북경오리도 올려 놓아야겠다.
여행기를 쓰기에 그 시선에서 이 책을 바라보자면, 무척 부럽다.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생각하고 알고 있어야 이런 이야기들을 엮어 낼 수 있을까? 귀동냥에 의존하고 있는 내 입장에는 잡학 사전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런 책들을 써내는 작가가 놀라울 따름이다. 책은 손에 올려 놓고 읽기 편한 사이즈다.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한꼭지씩 읽고 가서 써먹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