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 | 344쪽 | 490g | 148*210mm | 2010년 11월 25일 | 정가 : 13,800원


'지리산 행복학교'라고 하기에 무슨 대안학교 정되 되려니 했다. 착한 책은 언제라도 읽으니 받아 놓고 1년도 넘게 책장에 두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했었다. 세상도 시끄럽고 돈 들어갈 일들도 많아 대안학교 이야기 읽다가 뭉클해지면 후원이라도 하게될까 괜한 걱정으로 이 책을 멀리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책장을 열자마자 술냄새와 풀냄새가 확 올라왔다. 그저 애들만의 학교가 아니었던 것이다.

 

학교가 열렸다는 글로 시작한 책은 300페이지가 넘을 때까지 학교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다. 세상이 학교려니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으면 모를까 대단히 착각을 하고 읽기 시작한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시작 글을 다시한번 읽어보기도 했었다. 책은 학교하고는 상관없어 보이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생활의 잡다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짜증이 나고 있었다. 도대체 이들의 생활 방식을 왜 읽어내고 있어야 하는지, 이들이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왜 중요한지, 선거 피로증에 시달리는 나로써는 이들의 말투를 내가 왜 알아야 하는지, 내가 누군지 모르는 이 시인이 인기 있다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재밌지 않니라는 투로 쓰여져 있는지, 나는 왜 이런 짜증을 무릅쓰고 읽고 있는지, 나 스스로도 날 이해할 수 없어질 무렵 이들의 사회활동 이야기와 아픔이 묻어나는 몇가지 이야기에 마음이 동해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노는 모습을 묘사한 것을 재밌게 보기는 쉽지 않다. 몇가지 이야기 빼고는 읽기 힘들었다.

 

책의 끝으로 가면 이들의 학교가 실제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학교가 운영되는 모습이 아주 짧게 나오며, 술냄새 진동하면서 끝을 맺을 때는 지리산 자락에 나도 집한채 지어 살고 싶다는 마음이 안 드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가 사람에 지쳐서 그런지 아무리 좋은 공기에 다들 맑은 웃음으로 맞이하여 준다고하더라도 사람부데끼는 곳에 가서 있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런지 그렇게 크게 마음에 들어오질 않는다. 사실 지금 나에게 그 학교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일텐데도 말이다.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글인 모양이다. 책 상태는 적당한 사진이 있는 편집이라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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