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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캐리커처 - 유쾌한 20세기 디자인 여행 ㅣ 디자인 그림책 1
김재훈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김재훈 글,그림 | 디자인하우스 | 272쪽 | 471g | 152*195mm | 2010년 06월 01일 | 정가 : 15,800원
캐리커처에 대해 몹시 궁금하던 차에 발견했던 책이었건만, 불쾌한 표지 그림을 보며 책 내용을 볼 생각도 하지 않고 구입을 포기한 책이었다. 나꼼수 4인방의 캐리커처를 공짜로 디자인해 준 작가라는 말에 디자인 값 지불한다는 생각으로 구입했지만 여전히 표지가 거슬려서 선뜻 읽지는않았었다. 연휴의 느긋함은 시선을 책장으로 끌어들이고 복잡한 생각하기 싫다고 이 책을 책장에서 끄집어 내었고 다 읽고 나니 표지는 거슬리지 않고 귀여워보였다. 읽는 김에 2권까지 내리 읽어버렸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글씨도 큼직하고-질 좋은 글밥이 책의 가격이라는 무식한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음-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패션의 탄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조금씩 읽어가다보니 김재훈 작가의 내공은 그저 디자인을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저 심심풀이로 누워서 읽으려는 책이 자세를 세워 앉게 만들고 책을 들고 다니게 만들었다. "I ♥ NY"의 디자인 이야기나 마음에 안들었던 표지의 필립스탁의 레몬즙 짜는 도구의 디자인,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 했다는 춥파 춥스의 디자인은 단 것 싫어하는 내가 당장 춥파춥스를 사먹으러 가게 만들기도 했다. 각종 서체의 이야기와 리바이스 청바지 이야기, 늘 보고 다니지만 궁금해하지 않았던 지하철 노선도의 표준을 세운 전기기술 설계사의 이야기와 늘상 접하는 픽토그램-이름이 있는 디자인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그림 기호 문법 체계인 아이소타입을 만든 철학자 오토 노이라트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의자의 다양한 이야기에 넋을 놓으며 의자를 디자인한 예술가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물욕이 별로 없는 편이 건만 읽다보니 롤렉스와 스와치 시계가 둘다 갖고 싶어졌고, 요즘도 볼 수 있는 스쿠터 베스파에 대해 괜히 한번 눈길을 주게 된다. 그 삼각형의 바는 자주 봤으나 단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기에 한번도 구입해 보지 않았던 토블레로네도 눈에 띄는대로 사먹어 볼 생각이다. 사소한 듯 했지만 세상을 바꿔가는 디자인에 즐거워하다가 마지막 "P.S 디자인"을 읽고, 저자는 그림재주 보다 글재주가 더 뛰어나지 않나라는 생각을 살짝 했다.
하드케이스는 아니나 양장이다. 잘 펴지기는 하나 책갈피를 넣기에는 책이 좀 느슨하다. 딱딱한 책갈피를 꽂으면 어느사이 빠져나온다. 책갈피 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른 불만은 없다.
그리고, 본문 244에 나온 '모나미 153' 케이스가 변한 것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체험한 경험과 같아 괜히 작가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참고: 연필 꽂이)
저자의 사적인, 아주 사적인 참고 도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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