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세라 자르 저/김경숙 역| 살림Friends| 원서: Story of a Girl| 249쪽| 436g| 2009년05월01일| 정가 :10,000원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기로 작정한 것도 아니면서, 아무말이나 내 뱉는다. 그 이야기들이 돌고 돌아 사건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자들의 귀에 들어가 소문의 당사자에게 손가락질 하게 되는 일은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직접 겪지 않았고 당사자 이외의 사람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건들로 왜 화난 척, 말로 공격하고 온몸으로 거부하는 것일까?

한 순간의 실수로 소문에 시달리는 소녀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주변인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나이인 10대에 관계를 닫을 수 밖에 없는 디에나라는 소녀는 오빠의 친구인 토미와 차 안에 함께 있던 모습을 아버지에게 틀키면서 동네 '헤픈 아이'로 소문이 나고 낙인이 찍힌다. 소문은 한다리 건너갈 때마다 더 커지게 마련이니, 그녀의 상황은 갑갑하고 끔찍해지기만 한다. 오빠 대런과 새언니 스테이지에게 향한 디에나의 사랑은 도가 넘어 자신의 거취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고, 그 사건 이후로 회복되지 않은 아빠와의 관계는 디에나를 더더욱 오빠네 부부에게 집착하도록 만든다. 이제는 더이상 떠들지 않아도 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떠벌리는 토미에게 분노가 쌓인다. 뿐만 아니라 오랜 친구 제이슨이 더이상 친구가 아닌 남자로 보이고, 이미 제이슨과 사귀고 있는 유일한 친구 리와의 관계도 복잡해지기만 한다. 도망가고 마냥 비뚤어질 수도 있는 디에나는 나름의 삶을 성실하게 유지하며 균형을 찾으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 사건은 디에나에게 뿐만 아니라 아버지에게도 큰 상처로 남았을 것이며 소문을 듣고 받을 상처는 상사자 못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디에나는 짐작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또래 남자아이라면 상대를 사랑하고 아끼는 법 보다는 연애 무용담을 떠드는데 치중하고 상대에 대한 고려를 전혀 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디에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곁에 남아 있는 제이슨&리 커플과의 관계는 어쩌면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하게 감싸 안으면서도 자신의 친구와 벌어진 일에 상처받지 않을 수 없는 디에나의 오빠 대런의 상황도 힘들기는 마찮가지다. 사실 한가지 사건으로 시작했지만 상처 받는 사람들은 이리도 많다. 화는 분출 될 수 없으나, 오해는 생각보다 금방 풀릴 수 있고, 오해가 풀리면 마음을 서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 이야기 하는 것, 가끔 하면 속도 시원하고 동조하는 사람이 새로운 친구가 되기도 하는 묘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연류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 함부로 떠들고 다니고 자격도 없으면서 그 구설의 인물에게 손가락질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책 상태는 무난하다.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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