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스트 월드 ㅣ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대니얼 클로즈 글.그림, 박중서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7월
평점 :
대니얼 클로즈 저/박중서 역 | 세미콜론 | 80쪽 | 296g | 2007년 07월 06일 | 정가 : 8,000원
[판타스틱 소녀백서]를 보고 잠깐 열광했었다. '도라 버치'의 뻔뻔한 연기와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았던 '스칼렛 요한슨'의 모습, 무엇보다도 '스티브 부세미'의 등장과 말도 안되는 러브스토리는 나를 영화 속으로 몰아 넣었다. 원작이 있다기에 원작을 찾았으나, 그 당시 국내에 번역된 원작이 없었다. 다 읽어내지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 원서를 사서 책장에 꽂아 놓고서 읽지도 않고 좋아하다가 얼마 전에 번역된 이 책을 발견하고 구입했다. 영화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10년만에 접한 고스트 월드는 난감했다.
고등학교 졸업으로 시작되는 이들의 일상은 짜증스럽다. 무엇 하나 행복하게 보는 것이 없고 즐겁지도 않고 불만스럽기만 하다. 모든게 더럽고 못나고 뭐든 부족하다. 감정이 부정적이기만한 사춘기의 끝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심술을 따라가 보다보면 짜증이 덜컥 일어나지만, 이미 내가 사춘기를 한참넘어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마음은 편안해지고 이들의 심술이 아프고 앞으로 겪어야 할 많은 것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 이해해주면 안되는 것인데 어쩔수가 없다.
그림체는 이들의 짜증을 제대로 보여준다. 예쁜 구석 하나 없게도 그려 놓았다. 기괴한 인물들과 전혀 어려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어쩌면 이들 시선에서는 다들 그냥 그렇게 그저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봤다. 짜증과 욕과 기괴한 발상과 느닷없는 돌출행동들을 참아낼 수 있는 사람만 읽어낼 수 있는 만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착한 만화 찾는 사람은 못 읽어낼 만화. 덧붙여, 만화에는 내가 기대했던 40대 아저씨와의 러브스토리는 있지도 않았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