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함께 읽는 근현대사
아사히신문 취재반 지음, 백영서.김항 옮김 / 창비 / 2008년 11월
평점 :
아사히신문 취재반 저/백영서,김항 공역 | 창비 | 383쪽 | 565g | 2008년 11월 07일 | 정가 : 18,000원
대만 여행을 다녀온 후, 여러가지 책을 접하며 궁금증을 키워가고 있지만 마땅한 책을 찾을 수가 없어서 애를 먹고 있었다. 대만과 관련된 책 중에는 대다수의 책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역사 무식쟁이인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열가지 사건이 뭔지도 궁금하고 국경을 사이 두고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들이 어떻게 얽혀 돌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날마다 부딛치는 일본의 아사히 신문사에서 나온 책이다. 메이지유신 이후로 아시아에서는 주로 악역이었던 일본에서 나온 책인지라 읽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으나, 필자들이 동아시아 10가지 테마를 가지고 현지의 학자와 목격자를 인터뷰하면서 쓴 글이기에 객관화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국 역사교과서와의 비교는 각 나라의 시선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교과서라는 짧은 묶음의 한계와 역사 교육 정책에 대한 생각도 함께 해볼 수 있었다. 이 네 나라를 살펴보면 일본은 대단한 악역이었지만으로 식민지화의 책임에 대해서 아직까지 회피하는 나라이고, 각 나라의 역사를 기술한 내용들이 지나치게 각 국가 중심적이라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양새가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땅 싸움에 네티즌 싸움에 시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 묘한 대결구도를 이 책 하나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야기는 '아편전쟁과 메이지유신'으로 시작한다. 작년에 가고시마를 다녀오면서 일본의 메이지유신 관련된 책을 읽어놓은 터라 역사서 임에도 조금은 쉽게 진입했다. 그리고, 대만의 식민지 역사를 설피라도 읽었던 터라 '청일전쟁과 대만할양'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러일전쟁과 조선의 식민지화'에서 부터는 조금씩 울화가 치밀기 시작하며, 아무리 객관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역사상 분한 것은 사실이기에 책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던 것도 사실이다. 어설프게나마 [쑨원 삼민주의]를 읽으며 '신해혁명과 민중운동'에 대해 만화로 살펴 본 바 있고, 영화 [마지막 황제]를 몇번을 곱씹어 본터라 '만주사변과 만주국'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술술 잘 읽어 넘겼다. 전쟁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이었다. 그후 어어지는 베트남전쟁까지의 이야기는 이 나라들의 연관관계가 더 없이 촘촘하게 엮여 있음을 알려준다.
역사 무식쟁이가 읽기에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으나, 모르는 것이 많은 만큼 읽는데 시간도 걸렸다.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책으로 발전해나가면서 읽기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교과서의 비교로 각 국가가 사건을 보는 시선을 보여주는 것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읽다보면 이 국가들이 친하고 다정하게 지내기는 참으로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나, 이런 기획 하나 만으로 내 일이지만 조금은 떨어져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