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탐정 원작 소설 열녀문의 비밀 세트 - 전2권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김탁환 저| 황금가지| 2005년 06월 15일| 2005년 06월 15일| 정가 :8,500원(각 권)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보고 원작 소설을 찾던 중, 백탑파 이야기의 두번째 이야기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 첫번째 이야기인 [방각본 살인사건]을 읽은 후, 이 소설로 넘어왔다. 영화를 보았으니 영화기준으로 보아야 겠지만, 설정이 지나치게 달라 영화와 소설을 한 작품으로 묶어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영화의 주인공은 김진임이 확실한데, 소설에서의 김진은 영화와 달리 진지한 케릭터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각시투구 꽃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포함했으나 소설에서는 그런 소재는 없다. 영화에서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객주와의 이야기는 설피 지나가고 에피소드만 차용된다. 그리고 있는 케릭터가 없어지고 새로운 케릭터가 생기면서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영화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인 '개장수'가 소설에는 없다.


소설의 이야기는 방각본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의금부 도사 이명방과 화강 김진이 정조의 명을 받아 '열녀적성김씨전'의 김씨가 열녀인지 밝히는 사건으로 진행된다. 물론 '콕' 집어 '쟤'가 열녀가 아닌 듯 하니 밝혀내라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열녀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규장각에서 검토하다가 걸린 것이 "김씨 사건"이었다. 이명방이 생각하기에 단순한 사건이었던 것이 김진이 씨실과 날실을 엮어가며 사건의 그물망을 만들어내자 말할 수 없이 복잡해지고 만다. 권력과 텃세, 노비문제, 반상의 격차, 여성비하, 야소교 문제와 외국 문물에 대한 개방 문제 등 이루 다 말 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이 사건의 폭과 깊이를 넓힌다.  결국 사건은 종부 김씨가 '열녀인가 아닌가'라는 문제에서 '자살이냐 타살이냐'로 넘어가고 깊게 파고 들어간 만큼 위험도 커진다. 거짓말은 이어지고, 연관자들이 죽어나가며 영화를 바탕으로 앞을 예상해보지만, 내 상상력의 빈곤만 확인할 뿐이다. 영화에서 처럼 '김씨'가 멀쩡하게 살아 있을까라는 기대는 중반에 꺾였다가 마지막 색다른 반전으로 소설이 마무리 된다. 확 다 알려주고 싶지만, 그 반전을 알면 재미가 덜 할까 싶어 그 부분은 읽은 사람들끼리 속닥거리며 공유할까 싶다.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건만, 마음에 몹시 걸리는 내용이 있었다. 서얼 중에도 충신은 있고 첩 중에도 열녀가 존재할 수 있을텐데, 왜 착하고 부지런한 여인은 항상 정처가 될 수 없고 왜 게으른 첩은 정처를 괴롭히기만 하는 걸까?  요즘 출근 준비하면서 보게되는 아침드라마 내용이 언듯 스치고 지나가면서, 세상이 변하고 조선이 망하고 넘어갔는데도 아직 그 생각들이 변함 없음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까지 이리도 지리하게 살고 있음에 세상을 바꾸려는 백탑파와 김씨라고 불리던 김아영에게 참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