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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의 패스트푸드 - 죠닌의 식탁, 쇼군의 식탁
오쿠보 히로코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오쿠보 히로코 저/이언숙 역 | 청어람미디어 | 283쪽 | 388g | 2004년 06월 07일 | 정가 : 12,000원
작년에 일본여행을 다녀온 후로 일본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돈가스의 탄생]을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바람의 검심 TV판에서 본 에도 거리에서 팔던 음식들이 궁금해졌다. 이런 저런 궁금증을 안고 책을 보기 시작했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에도의 패스트푸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아니라, 전체적인 에도 음식문화로 퍼져너간다. 이야기가 좀 커진싶다.
책은 수수한 길거리 음식들을 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금도 익숙한 덴푸라나 스시(조금은 종류가 다르고 많았던), 소바 등의 상류층이 무시했다던 음식들이 너무나 낯익게 등장한다. 반가웠다. 다른 음식들은 사라졌어도 솔직하게 맛으로 느끼는 음식들은 살아남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나름 홀대 받았던 음식이 고급화 되어 세계에 뻗어 나간 사실에 기분도 묘했다. 에도에는 사람들은 모이나 땅은 좁고 물자는 부족했다. 그런 까닭에 도시의 공동주택에서 부엌 없이 생활하던 평민들은 어쩔수 없이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외식에서 시작된 에도의 음식문화는 다이묘들이 농민에게 관심갖는 동안 쑥쑥자라 살맛나게 편해진 에도의 죠닌, 그러니까 상인과 수공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발전시킨다. 쇼닌들이 부를 축적하고, 축적된 부로 음식을 탐하고, 그러다보니 맏물 음식들도 탐하고, 이곳에서 먹을 수 없는 먼 곳의 음식이라든지, 외국의 음식이라든지, 호기심에 찬 음식들이 자랑거리로 오른다. 그 자랑거리는 사치스럽기 하지만 그 덕에 음식문화는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흔하던 음식이 귀해지고 귀하던 음식이 흔해지는 일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야기는 쇼군의 정형화된 식탁까지 넘어간다.
모르는 음식들과 식재로가 너무 많아 읽는데 방해가 된다. 이렇게 어려운데 설명이 적고, 그림이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서술은 되어 있으나 보여주지 않는 그림들도 그렇고, 사료들이 많은 것은 읽어 볼 수가 없으니 반가우면서도 불편한 일이었다. 전공자의 책이라 그런지 [돈가스의 탄생]보다 조금은 더 안정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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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세키 요리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둘이 말하는 그 요리가 얼마나 다른지 알고 좀 의아했었다. 나는 뻑적지근하게 차려진 가이세키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상대가 말하는 가이세키 요리는 너무 간단했었다. 원래 궁금증은 바로 해결해야하나 귀찮아서 뒤로 미루고 있었다가 이 책을 읽다가 잊고 있던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콕 집어서 지인에게 나도 궁금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부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