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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준의 대만 여행기
현태준 글 사진 그림 / 시공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현태준 저,사진,그림 | 시공사 | 251쪽 | 384g | 2008년 11월 20일 | 정가:12,000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쩌다보니 대만으로 출발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결국 여행기간에는 이 책의 덕을 못봤다. 책은 [뽈랄라 대행진]에서 익히 보았 듯, 어디하나 심각할 것 없고 영양가도 없어보이는 이야기를 줄줄줄 쏟아 낸다. 심각할 생각도 없는 것이 낙서 같기도 하다. 그래서 불량식품 맛처럼 유혹적이었다. 글밥이 많지 않는 책이지만 괜찮다. 내가 경험한 태국과 맞물려 들어가 더욱 재밌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수교 단절 이전에 대만에 유학(?)을 간 적이 있고, 그 당시의 기억을 살려 2007년 다시 대만에 방문했다. 마흔이 넘어 다시 방문한 대만에서 저자는 20대 초반 같은 감성으로 돌아다니지 않았다 싶다. 나도 저자처럼 천진난만하게 대만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먹고, 놀았고, 헤맸고, 발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여유가 부러웠다. 가고 싶은 곳을 시간이 없어 포기했다. 나의 3박 4일은 너무 짧았다.
책의 초반은 저자의 대만 유학 기간을, 타이페이의 일상을, 그 후로는 다시 방문한 대만을 지역별로 묶어 이야기한다. 적절한 사진과 적절한 글, 그리고 빵터지는 삽화까지 엮어내니 잘도 읽힌다. 다 읽고 나니 방문하지 못한 단수이가 더 안타깝고,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 때문에 속상하다. 가보고 별로라고 생각한 스린예스(스린야시장) 뒤에 있던 포장마차의 정체-별 것 없겠지만-가 궁금해서 눈물 날 것 같다.
여행정보 서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세한 지도가 없고 개정판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책의 정보를 100% 믿을 수도 없다. 뭐, 최신판 여행책자도 현지에 가면 전혀 다른 상황일 수도 있으니 꼭 가이드 북을 지참해서 여행을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