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 저| Storybowl(스토리보울)| 32쪽| 276g| 210*210mm| 2010년08월05일| 정가:10,000원


느긋하게 누워 TV 시청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낯선 얼굴의 여자 아이들이 낯익은 이름의 그룹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달샤벳"이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아이돌 그룹을 보면서, '동화의 제목을 저렇게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하는 구나', '이런식으로 하면 작가라는 직업도 괜찮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접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런 일들이 허락도 없이 진행되고 결국에는 서로 속 시끄러운 상황이 만들어졌던 모양이다. 동화는 동화 리뷰로 편안하게 읽었으면 좋겠건만, 이런 이야기를 쓰고 있자니 괜히 갑갑하다. 이 동화는 그런 사연으로 응원차 급하게 구입했다.

 

책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달 샤베트]는 제목 처럼 달달한 이야기다. 겨울에 읽기보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동화로 읽다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사람들이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돌리는 바람에 커다란 달이 똑똑 녹아내린다. 부지런한 반장 아주머니가 달려나가 달방울들을 받아 들고 집에 와,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달 샤베트를 만들고 전기과부화로 정전이 된 아파트 주민에게 나눠주게 된다. 달 샤베트를 먹은 주민들은 더위가 다 가시지만 다 녹아 사라진 달은 어찌살리려나? 동화의 끝을 보자면 달 살리는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리뷰에는 일단 비밀이다.

 

이 재미나면서 환경을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아주 은근하게 뿜어내는 이 동화는 그려서 만든 것이 아니라, 셋트와 소품을 만들고 조명달고 등장인물까지 그려 만든 후에 사진을 찍어 만든 작품이다. 입체적 세트 안에 대충 그려 놓은 듯 한 평면적인 등장인물들의 등장은 묘하게 어울리면서도 묘하게 재밌다. 이런 동화를 보고 즐거워 하다가 이 동화의 분류를 있자니 마음이 아프다. '4-6세 우리나라 그림책'이라고 왜 나이까지 박아, 자신이 보려고 동화책사는 30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다니.

 

책 출판과 관련하여 속시끄러운 이야기 끝에 독립출판을 하게 된, 백희나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로 파생되고 있는 [구름빵]의 저작권료는 각 매체에 따라 제대로 지급었는지도 살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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