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오브 주얼리 - 추억을 간직하는 보석 이야기
송경미 지음 / 시공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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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구를 탐내 본적이 없다. 면세점에서 스왈로브스키 목걸이 보고 살짝 감탄하며 몇개 구입하기는 했지만 금방 닳거나 빛이 사라지는 장신구는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만약 이 책이 몇년 일찍 내 손에 쥐어졌다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우연히 진주 몇알을 선물 받게 되고, 보석 감정하는 언니를 알게되고 목걸이를 직접 맞추게 되면서 조금씩 관심이 가고 있기는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반지를 선물 받게 되면서 새로운 장신구에 대한 약간의 탐이 생겨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희소성에 대한 탐은 최근 한정판 아트 북을 구입하기 위해 작가와 작품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커지기 시작했는데, 정찰가가 아닌 또는 가격을 알 수 없는 물건에 대한 소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면서 더욱 커지고 있었다. 희소성과 아름다움, 만족감 그리고 가격에 대한 안타까움은 모든 갖기 힘든 것들의 공통점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앤티크 주얼리와 만남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장신구라면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갤러리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착용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들로 이야기를 꺼낸다. 생소하면서도 즐거웠다. 앤티크 주얼리의 세계와 컬랙터, 명화에도 등장하는 실제의 앤티크 주얼리들의 이야기는 묘한 감동을 주기도 했고 사연을 갖고 있는 주얼리가 소장자의 운명과 함께하며 이름 지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들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역사의 파도 속에서 이동하게되는 주얼리의 이야기는 주얼리가 과거에만 있지 않고 현재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그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상상하니 더욱 즐거워진다. 누군가에게 물려받을 수 있는 주얼리는 얼마나 환상적인가. 물려받기 위해 엄마에게 주얼리를 선물한 나는 그 부분을 읽다가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멋지게 물려주는 방법을 엄마에게 한참 동안 설명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여러번 묘하게 미소 짓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펼쳐 놓는  '된장녀'이야기도 마음에 든다. 사람들이 사치품에 갖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공감한다. 지금 우리가 즐기는 명화들이나 대부분의 유물들과 건축물들, 특히나 고려 불화 같은 것들은 사치와 돈지랄이 배경이 되지 않고서는 탄생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있으면 있는 만큼 즐겼으면 좋겠고, 그 만큼 좋은 일도 많이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리고 갖고만 있지말고 밖에 보여주고 그랬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저자는 주얼리의 사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주얼리 자체의 성격과 형태의 이야기를 이야기 속에 담고 사진으로 보여주어 읽는 사람이 어렵지 않게 풀어나간다. 부드럽지 못한 느낌이 드는 글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읽힌다. 책은 기대보다 훨씬 훌륭했고 절절한 사진 도판은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주얼리에 관한 단어들은 주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도판 설명이 약간은 더 진하게 인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휴대성이 있는 책이니만큼 책상에 정좌를 하고 보는 것도 아닌데, 지하철에서 보기에는 너무 흐린 색으로 인쇄가 되어 있는 점은 안타까웠다.

 

주얼리는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지니는 것이기에 더욱 탐이 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한다. 내 인생에도 의미있는 주얼리 몇개는 생겼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저자의 갤러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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