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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감동 휴먼 다큐 '울지마 톤즈'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증보판
이태석 지음 / 생활성서사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가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 이태석 신부의 행적을 되짚어보고 추억하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이태석 신부가 직접 쓰고 출판을 준비했던 책이다. 선종 전 발간되어 이 책을 보셨을 생각을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하던 책의 출간을 목전에 두고 세상을 떠나는 작가 분들이 사연이 유난히 마음에 남아서 말이다. 내가 읽은 책은 증보판으로 '울지마, 톤즈'의 제작 이야기도 약간 들어가 있다.
올해 1월 대장암으로 선종하신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의 상황을 적어내려간 이 책을 읽고 다큐에서 생겼던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된 듯 하다. 남자들 보다 입성이 좋은 여자들을 보며 '여자를 귀하게 대접하는구나' 생각했건만, 여자를 재산으로 생각하기에 귀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생각들 때문에 똑똑한 여자 아이들도 시집으로 팔려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읽으며, 기가막혔다. 훌륭한 신부감과 너무나 갖은 것 없는 신랑감 사이에 이어지는 이루어 질 수 없는 러브스토리도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다큐 내에 비치는 다양한 한국 상품들이 어떻게 저기까지 들어갔을까 몹시 궁금하던 차에 한국에서 보낸 물건이 어렵사리 톤즈에 도착한 사연까지 있어 하나로 연결된 기분까지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톤즈의 상황을 잘 아는 듯 느껴지고, 아이들과 친해진 듯 한 느낌까지 드는 건 왤까? 겨우 책 한권 읽었다고 말이다.
남수단의 어려운 상황과 덧붙여 환자는 많으나 의사와 간호사가 턱없이 부족해, 피검사나 조직검사를 할 상황이 안되어 도사가 된 듯 질병을 때려 맞추게되었다는 이야기는 무책임이 아니라 사랑으로 보였고, 어른들의 총을 가져다가 악기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들의 어렵고 힘들었지만 즐거웠던던 연주 투어(?)의 이야기와 수단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브라스밴드의 모습에 따라 붙는 논란에 관한 이야기들이 아주 재밌게 그려져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그 상황에 적응하고 그 상황에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어르고 달래며 행동했던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들은 마음에 많이 남는다.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의 톤즈 상황은 많이도 무너졌있었다. 이 책에 서술된 밝은 모습은 한 사람이 사라짐으로써 빛을 잃는 듯 했다. 하지만 뿌린 씨들이 말라 죽어버릴 일은 없을 듯 하다.
신부라는 신분 때문인지 책이 종교색을 띄고 있으나,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적이있으면서도 종교색을 싫어하는 내가 읽기에 무난했으니 비종교인이 읽어도 부담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상태도 널찍한 줄간격과 나름대로 넉넉한 크기의 글씨로 세대를 아우르며 읽힐 수 있는 편집에 수단의 아름다운 풍경과 경쾌하고 친근감 넘치는 아이들의 사진이 겹쳐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