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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ㅣ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책에 대해 이야기 한 사람도 그렇고 치명적이고 노골적인 성애 묘사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다. 그래서 나는 성애 묘사가 너무 리얼해서 작가상을 수상했나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읽어보니 그저 장소설이었다. 이야기의 소재가 그저 성애 였을 뿐이었다. 뭐든 은근해야 야하고 자극적인 법이다. 다 내어 놓고 이렇게 떠들어 대면 오히려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아팠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루저'로 못 박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청춘들은 시퍼렇게 푸른 자신들의 삶을, 바짝바짝 말리는데 몰입하는 듯 느껴진다. 의미 없는 섹스를 인사하든 나누고 고통이 삶의 증거인 이 청춘을 어찌해야할지.
스물 두살. 인천의 2년제 대학 야간반을 재수까지해서 겨우 들어간 나는 날마다 술마시고 날마다 필름이 끊기고 헤어진 남자친구와 의없는 섹스를 나눈다. 어느날 그나마 예쁘장한 외모로 탈출구가 보이는 여령언니와 천박하지만 귀염성이 있는 미주와 함께 노래바에서 '제리'를 만나게 된다. 갸냘프고 어려보이는 외모의 제리는 나의 인생에 들어오는 것도 아닌, 안들어오는 것도 아닌 상태로 서로의 삶을 거울 보듯 마주보게 만든다. 이유없이 또 술을 마시고 대화는 알콜과 함께 날아가버린다. 꿈이 뭔지 묻는 미주의 질문에는 목구멍에 '턱'하고 걸려버린다. 에이스가 되고 싶은데 될 수 없는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되나? 갑갑함으로 건조한 문장들을 집어 삼킨 후에 책을 덮었다. 소화가 되려나 모르겠다.
책은 가벼운 양장이다. 쉽게 아주 금방 읽힌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