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몹시 재밌었다. 하지만, 교과서에 나오기에는 심하게 외설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읽기 어렵다는 말들이 많이 들려 긴장하고 있었으나 생각보다 술술 잘도 읽히며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야 할 듯한 문장들이 이어져 글의 재미를 더해준다.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이 다리를 건너가기 위해 다리 위에 앉아 있던 팔선녀와 말장난을 한 후에 마음이 들뜨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음을 다 잡고 육관대사를 열심히 따르겠다 생각하지만, 성진도 팔선녀도 인간 세상으로 몰려나가게된다. 그들이 흩어져 태어나 다시 만나 인연을 이루는 과정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성진을 보기만 하여도 한눈에 반해버리는 팔선녀들과의 인연이 요즘 눈으로 보기에도 과한감이 없지 않지만, 김만중의 어머니 윤씨부인이 살았던 시대의 여인의 삶을 생각하면 꽤나 시원한 맛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이라면서, 첩부터 얻은 후에 아내를 둘씩이나 얻어 1:8이라는 말도 안되는 중혼을 만들어낸 것과 그 여덟명의 여인들끼리 다툼없이 잘 지내는 모습이 있을 수 없다 싶지만, 많은 상황들이 웃음을 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괜히 멀리 두고 시도하지 않았을 책을 읽고나니 괜히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