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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영화를 본 후에야 소설에는 영화와 다른 엘리와 호칸의 관계가 펼쳐진다는 것을 알았다. 얼핏 보기에 호칸이 아버지나 조부모 정도 되어보인다 뿐이지 둘 사이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었는데, 영화에 나온 관계를 대충보고 부녀관계라고 나 혼자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뭔가 좀 더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했던 부분들이 소설에 모두 있다. 그런 까닭에 영화를 먼저보고 소설을 읽는게 순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궁금증도 해소되고 다른 이야기들에 즐겁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블라케베리. 1952년 스톡홀름 서부 교외지역에 건설된 신도시에 찌질 왕따 오스카르가 살고 있다. 그리고 독자는 알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기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오스카르는 놀이터에서 엘리를 만난다. 처음부터 친구할 생각도 하지 말라는 엘리의 단호한 태도는 어딘가 빈틈이 많다. 한겨울에 얇은 옷에 더럽기까지 한 엘리를 아무 꺼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오스카르의 상태는 어려서 경계심이 없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외로웠기 때문이아닐까 싶다. 오스카르에게 애뜻한 친구가 생김으로 삶이 더 풍요로와지려나 싶었건만, 오스카르의 친구 엘리는 200살도 넘은 뱀파이어다. 그때나 지금이나 12살인 앨리는 생존을 위해 살인을 할 수 밖에 없고, 미소년을 사랑해서 교직에서 쫓겨나기까지 한 호칸은 엘리를 사랑하며 돕는다. 하지만, 엘리가 허락되지 않는 신체적 접촉때문에 호칸은 엘리가 물어 뜯은 피살자와의 거리를 질투하기에 이른다. 사랑이라는게 집착으로 넘어가면 그렇게 되는 것일까? 소설에서 펼쳐지는 호칸과 엘리의 관계는 기묘하면서도 자극적이다. 그리고, 호칸의 죽음 이후의 행보가 과격하고 씁쓸하고 슬펐다. 그리도 강렬한 욕망이었던가?
엘리와 호칸의 관계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엘리가 뱀파이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줬던 수영장씬의 통쾌함(?)을 소설에서 느끼기에는 서술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지만, 오스카르가 엘리의 협력자의 수준이 아닌 친구로 남는 것은 보기 좋았다.
책 상태는 두꺼운 책으로 두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잘 읽힌다. 책, 영화 둘다 권하고 싶지만 잔인하다는 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