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주석 저 | 솔 | 227쪽 | 1999년 8월 31일| 정가 : 9,500원


내가 읽은 책은 개정판이 아님을 먼저 밝히며,
책이 대한 정보는 윗줄에 적어 넣었다.
개정판을 손에 넣은 후 리뷰를 덧붙일 예정이다.
 
오주석의 책읽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읽어온 책보다 옛그림을 더 상세히 설명하는 이 책은 우리 그림이 보는 것이라기 보다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림을 읽는 것은 그림의 겉모습 뿐만아니라, 그림의 내용 깊은 곳까지 살펴보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유난히 내 눈을 잡았던 그림은 윤두서의 <자화상>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중년 남성의 귀와 몸체가 없는 두상을 그린 그림으로 흘러내리는 수염이 마치 다리 인 듯, 둥둥 떠다니는 것 처럼 보여 첫인상이 섬뜩했던 그림이다. 치켜 올라간 눈썹에 응시하지만 더 깊고 멀리 보는 듯한 눈에 오래 눈 맞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림의 설명을 읽고 나니 그림이 정스럽게 느껴졌다. 그때의 상황으로 들어가 시대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이 이리도 중요한 것이다. 의복의 형태가 흐릿한 유탄 자욱으로 남아 있을 때 찍어놓은 사진으로는 인자함까지 비친다. 집안에 걸어 놓았다가 자다가 밤에 어슴푸레한 빛에 보면 경기할 듯 한 그림이지만, 이 미완의 그림이 주는 아름다움은 그윽했다. 우리의 초상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사실적인 묘사를 한 초상화를 들여다보면서, 그 정신까지 그리려 했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와 떼어놓을 수 없을 듯 싶은 김홍도의 그림 이야기도 한자락 펼쳐진다. 99년판의 96쪽에 김홍도가 그린 악기와 함께 있는 문인화(맞나?)는 괜히 흥겨워 입꼬리에 웃음이 달린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는 눈은 아직 안생기는 듯 하다. 컬러 도판이면 좀 나으려나? 개정판을 읽어 본 후에 덧붙여 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옛글을 현대적으로 바꾼 저자의 솜씨에 감탄했다. 한자만 나오면 경기를 하게되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친절하고 다정한 풀이에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앞으로 이어지는 독서 일정에 저자의 책을 다 읽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속이 끓는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은 오래되고 여러사람의 손이 타, 너덜너덜 하다 못해 표지와 속지가 나뉘고 속지도 반토막 나 있었다. 괜히 속상한 마음이 들어 정성껏 붙여놓았다. 참으로 골치아프게 뜯어진 책을 본드로 붙이면서 이게 무슨 정성인가 싶었지만, 저자의 책이라면 이런 수고 쯤 언제든 할 수 있지 싶다. 개정판이 나온 책이라 개정판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책을 덮었다. 그리고 저자가 권한대로 몇개의 그림을 골라 그려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