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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애장판 1~8(완결) 세트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씨네 21을 정기 구독하던 시기에 때, 만화를 소개하는 꼭지에서 기생수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가 우연히 들른 책대여점에서 기생수를 발견하고 냉큼 빌려 읽었다. 그 당시 표지를 보고 잔혹하고 살벌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만화를 즐기보지 않았던 내가, 냉큼 빌린 만화책이니 표지에서부터 어떤 포스가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빌려오자마자 단숨에 읽고 애장판이 나오자마자 구매했다. 그 후로 내 책장 한구석에 자리잡고 마음이 흐트러질때 괜히 한번 펴본다. 알고보면 엄청 잔혹한 이 만화를 말이다.
처음에 다 읽고나서는 눈물 범벅이 되었었다. 끔찍한 외계생명체였다가 생명의 은인(?)이었다가 이별했다가 다시 재회하고 결국에는 기나긴 잠에 빠져버린 오른쪽이 때문에 마음 아파서 눈물 흘렸었다. 자신의 신체 부위와 대화하고 우정을 쌓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만 이 만화에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깊이가 있다. 환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다른 종족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어느 누구든 한 쪽으로 밖에 설 수 없는 상황이면서, 선악을 따지는 것이 가능할까? 국가 간의 문제에서도 어느 방향에 서냐에 따라 바뀌는게 선과 악 아니던가. 어떤 목적으로 와서 왜 머무르는지 왜 살인과 식인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그들이 변화해가는 과정과 주인공과 오른쪽이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공존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봤다.
애장판은 무삭제라더니 잔혹함의 수위는 좀더 높아진 듯 싶다. 인류와 종족과 우주를 생각하게 하는 묘한 만화책이라 읽다보면 생각이 넓어지는 것 같기도 한데, 내가 갖기에는 너무 큰 생각이다 싶기도 하다. 이 만화의 잔혹성과 신체절단에만 집중하여 기피한다면 이 만화가 좀 아깝지 않나 싶기는 한데,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는 만화이기도 하다. 책 상태는 애장판답게 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