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배용준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늘어지게 누워 무심하게 리모콘을 눌러대다가 배용준이라는 배우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깨끗한 배경의 출판기념회 화면이 눈길을 잡았다. 키가 큰 배용준과 그 옆에 서 계시던 깊은 주름의 어르신들. 무심결에 일어나 앉으며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어 막연하게 바라봤다.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책을 읽어보니 그 어르신들은 각자 본인의 일에서 한계를 넘어선 분들이었다. 그 분들과 함께 서 있는 배우 배용준. 낯설었지만 너무 잘 어울려서 이 책에 궁금해졌다. 유명인의 책은 읽으면 시간 낭비인 경우가 많아 피해가고 있었건만 이 책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큰 기대하지 않고 읽어서일까?  곱게 쓰여진 글들이 빠르게 읽히지는 않지만 조용한 바람이 불어 책장을 넘기 듯 자연스럽게 읽혔다. 최근에 TV에서 본 배용준의 모습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가게 너무 고운데다가 웃음이 얼굴에 박힌 듯 보여 정말 '사마' 반열에 올라간 듯 멀어보였는데, 이 책의 글과 사진으로 배우 배용준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다. 머물고 떠나고 버리고 사색하다 돌아와서 다시 떠나는 이 책의 내용들은 너무 전문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술하지도 않아, 바로 가방 하나 매고 이 여행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론, 내가 접근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겠지만 괜히 욕심이 났다. 조만간 이 책에 나온 일정이 투어로 만들어져 번잡스러워지지 않을까라는 괜한 염려도 든다.

책 뒷편에는 지도와 팁인덱스가 있어 찾아가 보려한다면 어렵지 않게 장소들을 찾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서적 리스트가 없다는게 아쉽지만 자문하시고 감수하시고 도움주신분들의 명단을 보니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어디까지 배용준의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책 속의 사진이 좋았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피사체로써의 배용준의 모습도 매력있었다. 반찬을 집어먹는 모습은 TV에서 본 모습과 달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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