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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슈퍼마켓에 탐닉한다 ㅣ 작은 탐닉 시리즈 19
모리이 유카 지음, 노애선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시리즈를 보면서 참으로 쓸데 없는 것들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을 탐닉하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그 탐닉의 일이 직업이 된 사람도 있었다. 부러울 따름이다. 취향을 갖는 일, 탐닉하고 몰입하는 일, 부럽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오해를 했다. 일본 작가이니 당연히 일본 슈퍼마켓 이야기일테고 일본 슈퍼마켓을 방문했다가 뭔지 몰라서 살 수 없었던 수 많은 물건들의 재미난 해답이 이 책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영국, 프랑스, 스웨덴, 독일의 슈퍼마켓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곳들의 오리지널 상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래된 역사, 가격과 감각의 십자그래프(맞나?)는 꽤 인상적이었다. 읽기 시작할 때는 관심도 없었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끝까지 읽게되려나 생각했는데, 중반을 넘어갈수록 이 책에 더 많은 이야기가 없다는게 아쉬웠다. 여행지로써의 영국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이 곳에 언급된 모든 슈퍼마켓에 방문해 보고 싶은 생각을 했다.
올 컬러에 재미난 구성으로 되어 있으나, 중간중간 그림과 글의 위치가 조금은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때로는 글이 사진에 묻히기도 하고 편집상의 잘못으로 글 위에 사진이 얹어져 있기도 하다. 잘 찾아서 보면 문제가 없지만 잘 만들어 놓고 사소한 실수로 망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약간 들게한다.
읽은, 작은 탐닉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
나는 아이디어 물건에 탐닉한다 / 나는 와인의 눈물에 탐닉한다 / 나는 소소한 일상에 탐닉한다 / 나는 아프리카에 탐닉한다 / 나는 부엌에 탐닉한다 / 나는 장난감에 탐닉한다 /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 나는 맛있는 파티에 탐닉한다 / 나는 티타임에 탐닉한다 / 나는 오후에 탐닉한다 / 나는 바늘에 탐닉한다 /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 / 나는 부엉이에 탐닉한다 / 나는 허브에 탐닉한다 /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 나는 우체국에 탐닉한다 /
나는 슈퍼마켓에 탐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