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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 - 나를 바꾸는 기적의 강화학습 Brain & Study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근아 옮김 / 이아소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나의 뇌는 의도된 게으름 속에서 살고 있었다. 뇌가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인지 마음이 움직이기 싫어하는지 알 수 없지만 늘상 머리 안쓰는 방향으로 행동이 결정된다. 게임이나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은 참으로 피곤하게 느껴지고 그 재미에 비해서 졌을 때의 쓰라림과 손해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추리소설 같은 것도 마찮가지로 그냥 딱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을 어찌나 꼬아서 복잡하게 하는지, 왜 세상을 이렇게 복잡하게 꼬아놓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머리 놓은 사람들의 장난질로 내 인생이 복잡한 것을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었다.
나는 최근에 제대로 도전을 한 일이 없었다. 늘 안전한 곳으로 향했고 특별히 도전적이거나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피해가거나 어떻게서든 나와 같은 수준의 이야기만 하도록 유도하곤 했다. 피곤할까봐. 주변에서는 내가 늘 뭔가 도전하고 뭔가 저지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수준은 딱 호기심 이상이 될 수 없어서 시작만 하고 끝을 못 맺곤 했다. 그러니, 내 뇌는 흥분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딱 그 상태로만 머물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장시간 지내다보니, 요즘 책도 잘 안읽히고 심지어는 문자에 대한 해독력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그 현상을 노화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좀 있기는 했으나, 나는 내 뇌가 쉬다쉬다 잠들고 싶어 하는 상황이 아닐까 의심이 들어, 받아만 놓고 보지 않았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도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을 알아 확 똑똑해져 보려는 욕심(!)이었다.
이 책의 몇가지 문장이 나의 마음에 제대로 불을 질렀다. 그렇다고 이 책에 번쩍이는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독하게 평범하고 어찌보면 한번쯤 들어봤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아는 말들이 대체로 쓰여 있는데도 나는 이 책을 읽는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공부법이야 스스로 터득해야하는 것이기에 뜬 구름 잡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타임 프레셔로 뇌에 부담을 주라던가 마음 먹은 순간 시작하라는 말, 뛰어난 사람 곁에 있으라거나, 실패를 즐기라는 말은 보자마자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