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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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 다섯이다. 아무리 우겨 넣는다고해도 만으로 서른셋이다. 서른이 넘은지 한참이고 마흔을 바라보고 달리고 있으면서도 아직 제 마음하나 정리가 안된다. 자신없는 내 삶의 문제 때문에 마음이 미친년 널뛰듯이 산만한 상태가 도무지 끝날 생각을 안한다.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이제 내려 놓고 다음 문제로 넘어갈 만도 한데, 턱 밑에 닥친 문제는 되돌림표를 따라 계속 반복된다. 과연 30대 중반의 삶이 서른 초반의 삶과 다를까?  좀더 가면 또 다른 심각한 문제들이 먹이 기다리는 새새끼들처럼 턱을 쳐들고 대기하고 있지 않을까? 섬뜩하다. 오랜 시간을 나누고 내 과거를 다 아는 못보면 죽고 못사는 친구를 이런 저런 사연으로 다 떠나보내고, 그렇다고 모아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부모가 뭐라도 하나 남겨주실 수 있는 분들도 아니고, 대단한 기술이 있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렇다고 살붙이고 사는 남편이 있기를 하나,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 넘어 설수 없는 문제들이 징그럽게도 스물스물 밀려온다. 왜 살고 있는거지?  이게 마흔되면 과연 달라지기는 할까? 

이 책을 읽고 내가 살아온 삶을 되짚어 봤다. 뭐가 어디서부터 꼬여서 머리가 이리도 복잡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더니, 문제는 과거의 내가 아니라 현재의 나인 듯 하다. 아무렇지 않다고 혼자 다짐해도 이미 생겼던 상처는 치유될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 시커멓게 몰려오던 일을 다 치르고 난게 겨우 50일 되었을 뿐이라는 것을 자꾸 잊는다. 신난다고 널뛰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머리 뒷끝으로 횅하게 내려오는 바람에 마음이 까부라져버린다. 까부라진 마음을 부추겨보지만 마음은 이미 쓸모 없어진 하우스 비닐같이 너덜거린다. 왜 책을 다 읽었는데 치유가 안되는 걸까? 다시한번 읽어볼까? 물었으니 대답을 읽어야 답이 나오려나? 생각은 많이 하게 했지만, 나에게 적용시킬 예를 찾을 수가 없어서 좀 아쉽다. 

책은 평범한 책 디자인과 평범한 편집이다. 2말3초라고 불리는 그때 읽으면 딱 좋을 책 같다. 그런데, 내가 읽기에는 왠지 내가 유통기간이 지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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