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살아요 - 효재 에세이
이효재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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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효재처럼 살아요]라는 깔끔하고 순한 제목과 곱고 화사하게 빛나는 모습이 박혀있는 표지에 살짝 끌렸다. 내가 아는 사람들의 리뷰도 달달하여 도서관에 아직도 정리중인 책을 따로 신청하여 빌려와 읽었다.

그런데, 좀 뭐랄까? 안맞는다. 인형 옷 뜨는 것도 그렇고 크리넥스를 보자기로 싸서 선물하는 일도 그렇고, 너른 집에 살림 자체가 직업처럼 보이는 것도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답게 사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나도 여자인데, 왜 내가 꿈꾸는 것과는 백만광년 먼듯 느껴지는 걸까? 저자가 갖고 있는 보자기 싸는 법과 행주 만드는 법 같은 것이라면 모를까. 저자의 삶이 나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흥미도 주지 못했다.

물론 에세이라는게 그렇다. 형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뭘 써야한다는 것도 없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 남편에 관한 이야기는 읽고 아름답다고 생각되지가 않았다. 돈벌지 않겠다는 남편과 결혼한 이야기와 툭탁거림 끝에 6개월 동안 집나갔던 남편이 대뜸 전화해서 반성 많이 했냐고 물었다는 일화는 좀 당황스럽다. 나는 그런 남편이 없어서 그런지 불쾌하게 느껴진다.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괴팍한 일화를 보며 여자들이 그렇게 사는 걸 꿈꿀까? 출판사에서 지었겠지만, 부제는 잘못지어도 한참을 잘못 지었다. 저자는 남편들이 수 놓는 것을 싫어하는데는 이유가 있다는데, 수를 놓고 있으면 물 달라는 말을 못듣는다나? 그러니, '무~'소리 날때 물을 떠다 주란다. 그 말을 읽는데, 왜 앉았다가 일어날때 나는 관절 꺾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을까?  물은 목마른 사람이 떠다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이 책을 선택하기 전에 서점에가서 한번 보기를 권한다. 저자의 전에 나온 책들은 이 책보다 훨 실용적인데 반해 이 책은 저자를 조금이라도 알고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감동을 느끼기엔 한참 부족할 책이 아닌가 싶다. 나 처럼 저자가 만들어내는 것들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읽기가 고로울(괴로울) 수 있다. 저자가 궁금해 검색해 보다가 찾아낸 만화방 사진을 보고 있자니, 내가 저자가 나왔던 프로그램을 봤다는 것을 알았다. 뭘해도 참으로 이유가 많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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