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심리학 - 위기 극복을 위한 로라 데이의 12강의
로라 데이 지음, 채인영 옮김 / 허원미디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누구인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이 대답을 하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어떤 위기에 빠졌는지는 충분히 안다. 엄마는 항암 치료 중이고, 엄마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하는 아빠는 요즘에는 많이 달라졌지만 초반기에는 훌륭한 배우자 역을 제대로 못했다. 같이 살지 않는 언니는 두 아들을 돌보느라 엄마의 일은 강건너 불이었다. 나는 서른 다섯살이고 다행히(?) 결혼을 안하고 있어서 엄마를 돌보고 있다.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날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위로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친구는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니가 식모냐"는 막되먹은 소리를 해서 내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 와중에 나에게 위로의 한마디 쯤은 던질 줄 알았던 가까운 친구는 나의 어려움을 알았으면서도 연락을 끊었다. 내 마음은 닫혀 버렸다. 모든게 한꺼번에 무너져버리는 느낌이랄까? 마음의 지옥은 일상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누구일까? 내 능력보다 차고 넘치는 보수를 받고 있는 직장인이고, 어쨌든 잠깐의 편안함이라도 누릴 수 있는 내 방이 있고,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충분이 겪고 난 이후의 일이었다. 관계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과거의 허울을 벗은 후에야 조금은 더 자유로워지려나? 반추, 비난, 복수심의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서 그런지 마음이 편해졌다. 남을 도우려면 자신부터 똑바로 서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는 아직도 약간은 위태해서 그런지 똑바로 서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나를 좀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을 아직도 한다. 

상처 없는 사람이 있을까?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남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똑바로 설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 처럼 서둘러서 읽을게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보기를 권한다. 서둘러 읽고 나니 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면 긴 호흡으로 한번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좋았으나 표지, 삽화, 디자인은 밍밍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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