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중에서는 가장 시시하게 읽었다. 조금은 싱겁다고나 할까? 읽는 중에 비밀을 대충 알아버리는 바람에 약간은 김이 빠지기도 했다. 그렇더라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1992년에 소설로 쓰여진 복제인간의 이야기라니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90년대 언저리에 읽었으면 쇼킹하지 않았을까 싶다. 

복제되어 다른 곳에 살고 있던 미라코와 후타바 중 후타바가 TV에 출연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복제되어 살고 있지만 복제되었는지 모르는 두 아이와 나름의 이유로 그 아이들을 뱃속에 넣어 길러 낳은 두 어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마리코의 어머니가 자살하고 후타바의 어머니가 뺑소니 차량에 의해서 살해된 사건으로 두 아이들은 자신의 출생을 찾아 나선다. 각각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는 협력자들이 등장하고, 그 이야기 속에 복제인간이 다른 목적으로 필요한 이들이 끊임없이 개입한다. 지키려는 자와 갖으려는 자가 엉키는 와중에 복제인 아이는 자신의 본체인 다카시로 아키코를 만나게 된다. 조금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던 이야기가 아키코의 등장으로 집중력이 높아지는 이야기가 되었다.  아이가 없다는 아키코에게 자신과 똑같은 두 아이의 등장은 잃었던 자식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 예상했으나, 아키코는 두 아이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자식이 아닌 완전하게 젊은 자신을 대면하는 일. 생각해 보니 유쾌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라져 버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일까?  [드레곤 라자]에서 였나?  완전한 자신과 마주치게되는 숲에서 느꼈던 그 공포감이 왠지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왔다. 

마지막 장면에 외모말고는 성격과 전부 다른 두 아이 마리코와 후타바는 각각 다른 방법으로 레몬을 먹는다. 이 소설 대로라면 복제라는게 뭔가 싶다. 복제했더라도 전혀 다르게 자라면 다른 사람 아닐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복제인간을 자식으로 키우는 기분은 어떨까? 리뷰를 쓰다가 보니 이 소설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쓰다보니 안 시시하네. ㅡㅡ; 

책은 레몬이라는 제목답게 양장이 레몬색이다. 레몬색 책갈피 끈이 매력적으로 늘어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