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팥죽 할멈과 호랑이 ★★★★★

팥죽 할멈과 호랑이 ㅣ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
박윤규 지음, 백희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구름빵』으로 처음 알게된 백희나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살피다가 팥죽 할멈이 나오는 이 동화에 반해버렸다. 『구름빵』처럼 『팥죽 할멈과 호랑이』도 입체 일러스트라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 사용한 소재와 조명효과로 만들어지는 따뜻한 등장인물의 느낌이 좋았다. 그런 까닭에 동화임에도 고민없이 구입 했다.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 아닌 종이로 만들어진 팥죽 할멈의 옷차림새와 상황에 맞는 표정들과,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나중에는 불쌍하기까지한 호랑이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난다. 왜 동화에 나오는 악역들은 잔인하게 살아져야만 하는 것인지.. 원.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듯한 옛집과 팥죽을 않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따끈하고 달달 할 것처럼 보여 한숱가락 뜨고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팥죽을 만들어낸 작가의 손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소품, 질감이 손에 닿을 듯 느껴져 알밤, 자라, 물찌똥, 송곳, 돌절구, 멍석, 지게가 살아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인다. 이야기가 동화로써도 재미나지만, 만들어낸 솜씨에 또 한번 감탄했다. 글을 읽기 싫은데 책을 손에 놓을 수 없다면 로버트 사부다의 팝업 북을 손에 쥐든가 백희나의 동화책을 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제법 큰 사이즈의 책이라 펴고 읽기 좋다. 아이를 안키워서봐서 모르겠으나,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고 양장인 까닭에 왠만해서는 책이 망가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혹여나 직장에서 짤리면,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아름다운 직업을 갖고 싶다는 허황된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