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연속으로 읽고 있다. '더 좀비스'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터라 연애소설에도 '더 좀비스'와 얽힌 이야기가 있다기에 기대하면서 읽었으나 '더 좀비스'는 나타나지 않고 '교수 다니무라'와 '아야코'가 등장하여 지난 소설의 뒷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SPEED]의 주축을 이루던 사건이 "영원의 환"에서도 맞물린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읽다보면 소설과 소설을 겹치게 쌓어 올린 느낌이 든다. 

친구로부터 시작하여 부모님, 돌봐주는 친척 등 자신이 마음을 주는 사람이 자꾸 죽어가서 '사신'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남자가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여자친구를 불치병으로 잃는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쓴 "연애소설"을 시작으로 '다니무라'와 '아야코' 사건의 다른 시선으로 펼쳐지는 "영원의 환"은 '아야코'를 사랑했던 암환자가 '다니무라'를 죽일 생각을 하면서 대학생을 가장한 살인청부업자 K와 얽히는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는 마지막이 너무 짠해서 속이 뒤집히는 "꽃". 가장 중요한 것을 제목으로 밝혔건만 읽으면서 꽃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병을 치료하려면 기억이 사라지는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청년은 스스로 삶을 망친 대가로 과거를 잃어버린 노 변호사에게 고용되어 28년 전 헤어진 노 변호사의 부인이 남긴 유품을 가지러 가는 여행을 떠난다. 길 위에서 펼쳐지는 대화 속에 노 변호사는 기억을 되새김질해서 찾아내고, 삶이 끝난 듯이 살았던 청년은 새로운 삶을 위해 수술하는 모험을 감수하기로 한다.  결국은 모든 것이 꽃으로 마무리 지어진다. 세편 모두 마음을 쥐어뜯는 부분이 있는 소설이라 마음에 들었고, 경쾌하면서 장난끼가 쏙 빠져있어 새로운 맛도 있었다. 

책은 역시나 양장이고, 역시나 표지를 벗겨도 표지와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또 책갈피 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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