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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더라면
티에리 코엔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스무 번째 생일날, 한 여인을 지고지순하게 빅토리아를 사랑한 제레미는 구애를 거부당하고 자살기도를 한다. 의식을 잃은 제이미가 눈을 떠보니 사랑하는 빅토리아가 있다. 어떻게 이런일이?
자살한 날은 2001년 5월 18일, 깨어난 날은 2002년 5월 18일. 어리둥절한 가운데 제레미는 지상의 천국같은 생일을 보내고 의식을 잃는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2년 후, 제레미에게는 빅토리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 토마가 있었다. 의식을 잃은 사이에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전혀 즐기지 않았던 일을 열심히 하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그 다음에 깨어났을 때는 또 한명의 아이와 빅토리아와의 불화, 냉정해진 친구 황폐해진 생활, 망가져가는 자신, 부모의 가슴에 대 못을 박은 나쁜 행동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며 깨어날 때마다 아픔과 슬픔을 겪게되지만, 깨어있지 않은 제2의 제레미가 기억상실증을 이유로 만행을 저질러 놓은 상황이라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나빠졌고 제2의 제레미는 가족에게 지독하게 위험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런식으로 제레미는 44년간 잠들었다가 깨어나기를 아홉번 반복하고 수족을 쓸수 없을 만큼 망가졌을 때에야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가족과의 극적인 화해를 할 수가 있게되었다. 제레미의 자살 후의 삶은 괴롭고 극단적이고 처절했다.
나도 자살을 죄악 시 하는 종교를 갖었던 탓에 이 소설의 의도가 보였다. 죽을 용기로 살라는 어른들의 말씀처럼 제레미도 용기내어 살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맘 고생없이 즐거운 생을 살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리 순탄하게 살았다면 소설로 쓰기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같이 든다. 책은 전체적으로 빠르고 재밌지만, 어떤 영화에서 비슷한 형식의 극을 본 기억이 있어서 조금은 식상했다. 혹시나 이 책이 영화로 나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그 영화조차도 자세히 기억은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