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한국] 세계문학상 당선작 스타일 : 1억원 고료 제 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누가 빌려왔다고 해서 내놓아보라고 했다. 첫 페이지부터 '고야드 백'이니 '마크 제이콥스 백'이니 하는 모르는 고유명사들이 나와서 '가져가라!'했다. 주인공과 연인이 되는 남자와 연애하고 싶다는 말과 반전도 있다는 빌린이의 말에 혹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읽은 감상을 쓰기 전에 먼저, 내가 패션잡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이 책을 읽기 전에 손에 쥐고 있었던 책이 이랜드 노동자의 이야기인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라는 사실을 밝힌다.

나이 서른하나. 먹을만큼 먹은 나이고 나 또한 지나온 나이이다. 패션업계는 그 나이에도 신데렐라를 꿈꿔야 하는 걸까? 이 책이 꼭 그렇다. 그게 결론이다. 못된 사람들 참고 힘들게 살다보면 빛이 보인다는 건가? 그것 말고 다른 결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르겠다.
내가 이 책에서 알아내고 궁금해하고 재밌어 한 것은, 패션 업계라는게 게이가 많고 늘상 고군분투하며 외모에도 신경쓰고 사람들의 입방아까지 신경써야하며 야근을 밥먹 듯이 하는 그런 직종이라는 것말고는 없는 것 같다. 그 내용들이나 사건들이나 케릭터도 평면적이어서 별다른 흥미도 주지 않고, 뻔한 삼순이 스토리에 마지막엔 게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려고 남자 주인공이 비록 옷 위로 이기는 하지만 불룩해지는 자신의 성기에 손을 대게 하는 것도 뭐랄까.. 좀... 쫌!!

뭐하나 정리되는 것 없이 주저리주저리 늘어지는 사건들이 몇페이지 넘어가서는 대충 정리되고 알려지기는 하나, 영 찝찝한 이야기들의 연속이니 별로 안친한 친구의 수다를 듣는 것 이상의 재미를 못느끼겠다. 너무 멋진 남자가 나타나 좋아하기까지 하는게 순정만화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도 매력을 감퇴시킨다. 여섯살 때 수영가르쳐 주던 남자애가 스물네살에 5분 보고 서른하나에 사랑한다고? 그것도 의사였었고, 요리도 잘하고 로맨틱까지 한 남자가? 내가 뭔가 중요한 문장을 빼 놓고 읽은게 아닐까 싶어서 다시 읽어봤다. ㅡㅡ;

그 남자의 사랑도 현실성이 없어 재미없고, 그 반전이라는 것도 중간에 알아버리는 바람에 영 싱거워졌다. 심심풀이가 아니라면 꼭 찾아봐야할 소설은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