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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ㅣ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평점 :
나는 작년과 올해 초, 블로그에 이랜드 반대 띠를 두른 적이 있었다. 촛불을 달면서 떼어버린 그 띠를 나는 까맣게 있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2001아울렛에서 쇼핑한 후에 카드를 이랜드 통합카드로 바꾸면서 몇년간 차곡차곡 쌓아 놓은 포인트를 확인하며 살짝 좋아했다. 그리고 이런 책이 있다는 것과 내가 이랜드 불매 운동하면서 작년에 2001아울렛에서 쇼핑을 하지 않아 포인트가 차감될 위기에 처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여러가지로 불편했다. 지지하다 잊었다는 자책감과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을 버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한꺼번에 주는 책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편안함을 바랬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운동권이랑은 백만광년 떨어져 있던 보통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경험하고 모멸감과 삶의 아픔을 딛으며 존엄성을 지켜나가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조합원들의 여러가지 상황과 이야기, 그리고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읽다보니 그런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식사시간이나 화장실가는 일을 허락받아야 하는 일들은 기가막혔다. 이런 일들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상황을 참아내며 생계를 위해서, 아이들의 학원비나, 반찬값을 벌려고 나와 있던 그 사람들의 마음에 생겼을 상처가 내가 느낄 수 없을만큼 깊지는 않을까 염려되었다. 거기에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졌을 때의 마음은 오죽할까. 물론, 읽는 동안 "동지", "투쟁", "지대위" 같이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단어들이 이분들의 팔뚝질 만큼이나 불편했지만 이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주변에서 비정규직으로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고 있는 사람도 없고 내가 본 비정규직들(사무직)은 대부분 시간 때우고 다른 곳을 가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 처럼 보이기만해서 더욱 그랬다. 물론 머무를 시간이 정해진 곳에서 일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테지만 말이다.
이런 책을 평가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재미나 마음의 평화를 기준으로 두면 별을 줄 수 없는 책이라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책을 찾아보니 도울 방법은 불매 밖에 보이지 않지만, 나의 쇼핑 편의와 지금 2001아울렛에 들어간 입주업체는 무슨 죄인가 싶어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참에 이랜드 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CMS후원신청이 있기에 물값이라도 보텔까 싶어 신청했다. 모두가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는 할까?
이랜드 일반 노동조합 Click!!